콘솔 업체의 모바일 게임 진출, 문제는?

일반입력 :2015/03/24 10:14    수정: 2015/03/24 10:22

박소연 기자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기존 콘솔 게임 업체가 속속 해당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크게 성공을 거둔 곳은 없는 게 현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타 콘솔 게임 업체에 이어 닌텐도가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결정해 주목을 받고 있다.

닌텐도는 그동안 모바일 게임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집해왔다. 콘솔 게임 개발의 역사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것(☞링크). 그러나 최근 닌텐도가 이 같은 입장을 뒤집은 것은 기존 콘솔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닌텐도는 디엔에이(DeNA)와 피를 섞는 방식으로 모바일 게임 사업을 진행한다. 닌텐도는 지난 17일 디엔에이(DeNA)와의 업무제휴 발표를 통해 세부 내용을 공개했었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닌텐도는 디엔에이와 약 220억 엔(한화 약 2천40억 원)에 달하는 지분을 교환했다. 닌텐도와 디엔에이는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 등 닌텐도의 유명 게임 IP(지적재산권)를 활용,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될 경우 큰 반향이 예상된다.

닌텐도 주가는 해당 발표 이후 크게 뛰며 시장의 기대를 보여줬을 정도. 발표 다음 날인 지난 18일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닌텐도의 주가는 전날대비 무려 21.31% 상승한 1만7천80엔(한하 약 15만9천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과거에 비춰 회의적인 미래를 점치는 시각도 많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존 콘솔 게임 업체의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 실패가 큰 몫을 한다.

플레이스테이션과 X박스로 콘솔 게임 업체에서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에 실패했다.

소니는 지난 2012년 모바일 게임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발맞추기 위해 PS 모바일을 출시했다.

PS 모바일은 PS 콘텐츠를 PS 비타 및 PS 인증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기존 콘솔 게임 시장에서 쌓아온 콘텐츠를 활용,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

하지만 PS 모바일은 콘텐츠 개발자 유치에 실패한 데다 해당 서비스를 지원하는 모바일 기기도 거의 없었다. 결국 소니는 오는 7월 15일부터 PS 모바일 폐쇄 수순을 밟기로 결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맥을 못 춘다 1.77%에 불과한 전 세계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 탓이 크다. 이용자가 없으니 게임도 없다.

최신 PC 및 모바일 운영체제 윈도우10에서 X박스의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해당 전략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실패한 것은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이다. 모바일은 콘솔에 비해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빠르고 트렌드가 급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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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 특성상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볍고 쉬운 게임이 인기를 누리는 것도 특징이다. 기존 콘솔 게임을 모바일 게임 시장에 그대로 들고 와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닌텐도의 유명 IP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필하는 캐주얼한 게 많아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시장 진입에 너무 늦은 게 문제”라며 “콘솔 게임 업체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지 않는 다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