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선통신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 회사 측은 완강히 부인하지만, 추후 합병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향후, 양사간 미디어 사업 강화를 위해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케이블방송사 씨앤앰 인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K그룹의 손자회사격인 SK브로드밴드가 타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100%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걸림돌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20일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오는 6월9일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SK브로드밴드 잔여 지분 49.44%를 전량 취득해 100% 자회사 편입을 추진키로 의결했다.
SK텔레콤 측은 “완전 자회사 전환을 계기로 시장이나 산업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라며 “미디어, 스마트홈 등 신규 성장 영역에서 유기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선 사업과 무선 부문이 분리된 현 구조에서 유무선 통합 조직으로 개편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이다. 특히 성장 한계가 분명한 통신사업 외에 미디어 및 유선 부문에서 마케팅 역량을 끌어 올리기 위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SKT의 이번 조치가 유무선은 물론 미디어 부문에서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의 최남곤 연구원은 “SK텔레콤 입장에서 소규모 합병이 가능해져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향후 사업전개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세간의 관심은 씨앤앰 인수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공시 등을 통해 SK텔레콤이 부인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SK브로드밴드 합병과 함께 미디어 사업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발표에 따라 씨앤앰 인수가 가능해졌다”며 “케이블방송사 인수가 경영상 도움이 될 것인지는 SK그룹의 판단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SK그룹이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씨앤앰 인수가 좋은 카드가 될 전망이다. 실제 씨앤앰은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을 인수할 당시 함께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SKT가 100% 완전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씨앤앰을 인수할 경우, IPTV와 위성방송을 가진 KT에 이어 단번에 국내 유료방송 2위 사업자로 오를 수 있다. 여기에 모바일 결합을 통해 단기간에 미디어사업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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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씨앤앰의 높은 가격이 문제다. 최남곤 연구원은 “MBK파트너스가 비싸게 받으려고 하고 있는데 SK 측이 그 가격을 치르고 살 니즈는 없어보인다”면서도 “양측의 가격 합의점이 맞춰질 경우 인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씨앤앰은 본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오는 25일 가진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매각작업이 시작될 전망인데, SKT의 SKB 완전 자회사 편입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