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8K 영상을 TV로…슈퍼MHL 공개

120fps 대역폭 지원…양면 사용 가능한 독자 커넥터

일반입력 :2015/03/18 16:05    수정: 2015/03/18 18:07

정현정 기자

스마트폰에 저장된 8K(7680x4320) 해상도 동영상을 TV나 모니터 등 대화면으로 옮겨서 시청할 수 있는 연결 표준이 나왔다.

MHL(Mobile High-Definition Link) 컨소시엄은 1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8K 해상도 콘텐츠 전송을 지원하는 유선 동영상 전송 솔루션 ‘슈퍼MHL’ 표준을 발표했다.

MHL은 유선으로 영상 및 음성을 연결하는 기술 표준으로 모바일 기기에서 보던 콘텐츠를 TV 등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출력해 그대로 보여주는 솔루션이다. 스마트폰을 TV와 연결해 게임을 즐기거나 스마트폰에 저장된 동영상 콘텐츠를 그대로 큰 화면에 옮겨서 볼 수 있다.

차기 표준인 슈퍼MHL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MHL3.0’ 표준에 비해 대역폭이 확대돼 최대 8K 해상도의 동영상을 120fps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레임레이트(화면주사율이) 120fps로 늘면서 스포츠 경기 등을 시청할 때 모션블러(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촬영할 때 생기는 피사체의 잔상) 현상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2016년부터 8K 시험방송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올해 초 미국 미국 CES 2015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샤프 등 5개 제조사가 풀HD 보다 16배 선명한 초고해상도 TV인 8K TV를 시연하는 등 8K 콘텐츠 초기 생태계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이를 지원하는 연결 규격이 나오면서 제조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슈퍼MHL은 스마트폰을 연결해 있는 동안 동시에 최대 40와트(W)의 충전을 지원한다. 모바일 기기 급속 충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기존 MHL3.0 표준의 10W에 비해 충전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슈퍼MHL을 출시하면서 독자적인 커넥터 표준을 마련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기존 MHL 연결에는 HDMI 케이블이 사용됐지만 8K 120fps 수준의 해상도 지원을 위해서는 보다 높은 성능의 커넥터 개발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32핀의 6개의 고속 라인(최대 36Gbps 속도 지원)을 갖춘 슈퍼MHL 케이블을 함께 내놨다. 이 케이블은 양면 모두 사용이 가능한 무방향성 커넥터로 편의성을 높였다.

또 슈퍼MHL은 최근 애플 12인치 레티나 맥북과 크롬북 픽셀에 적용되면서 큰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USB-C 표준도 지원한다. 향후 모바일 기기에도 USB-C 표준이 확대되면 현재 유선 연결 표준 중에서 유일하게 USB-C 표준을 지원하는 슈퍼MHL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슈퍼MHL은 총 다섯 가지 형태의 케이블을 지원한다. 기존 HDMI 타입A 포트에 마이크로USB나 USB -C를 연결하거나 슈퍼MHL 단자에 마이크로USB, USB-C, 슈퍼MHL 포트를 조합할 수 있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마이크로USB나 USB-C, 셋톱박스 연결에는 슈퍼MHL-슈퍼MHL 단자의 조합이 많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슈퍼MHL은 8K 해상도에 대응해 기존보다 더 넓은 BT.2020의 색공간을 지원하며 색 심도도 48까지 높여 화면에 물결무늬가 생기는 모아레 현상 없이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즐길 수 있다. 서로 다른 조도에서 촬영된 이미지를 선명하게 조정하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돌비 애트모스(Atmos), DTS-UHD, 3D오디오 등 오디오 성능도 끌어올렸다.

MHL컨소시엄은 노키아, 삼성전자, 실리콘이미지, 소니, 도시바 등 업체가 참여해 지난 2010년 4월 출범했다. 2010년 6월 첫 MHL 표준을 내놓은 이후 2012년 4월 MHL2.0, 지난 2013년 8월 MHL3.0 표준을 발표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AV, 미디어스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MHL 표준을 채택한 기기는 7억5천만대로 생태계도 지속 확장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HTC의 전략폰 ‘원(One) M9’에도 4K 연결을 지원하는 MHL3.0 표준이 적용된 바 있다.

MHL컨소시엄을 주도하는 실리콘이미지는 최신 슈퍼MHL 규격과 HDMI2.0을 동시에 지원하는 포트 르로세서인 ‘Sil9779’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8K 60fps 해상도와 BT.2020 색재현율, HDR, 객체오디오 등 대부분의 슈퍼MHL 규격을 충족한다. 또 MHL 버전 1.0~3.0까지 하위호환성을 제공한다.

차기 표준이 확정되고 이를 지원하는 칩셋이 출시되면서 제조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MHL컨소시엄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슈퍼MHL 표준을 탑재한 제품 출시가 시작돼 내년 CES 2016을 기점으로 많은 제품에 슈퍼MHL 표준이 채택될 것으로 MHL컨소시엄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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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선 연결 규격으로 MHL과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준은 HDMI2.0과 디스플레이포트1.2다. 하지만 HDMI의 경우 현재 해상도 지원이 4K 60fps까지 이뤄진다는 한계가 있다. 디스플레이포트는 8K 해상도를 지원하지만 PC에 주로 사용이 되고 TV나 모바일 분야에서는 광범위한 지원이 되지 않는다. 슈퍼MHL은 높은 해상도와 다양한 분야의 단말을 지원해서 HDMI의 한계를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MHL컨소시엄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유준영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삼성은 최초의 8K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무방향성 슈퍼MHL 커넥터를 출시한 MHL 프로모터로서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슈퍼MHL은 최상의 TV 해상도를 제공하기 위해 보다 우수한 성능을 구현하도록 설계됐으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탁월한 색상과 놀랄 만한 대비, 생생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