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인천)=박수형 기자> 병원 한 곳과 보건소, 진료소가 전부인 백령도. 이 곳은 노령화 비율이 20%를 넘는다. 부모 세대는 섬에 남아있지만, 자녀들은 뭍에 산다. 하루 두 편, 네시간이 걸리는 뱃길에 자주 찾아뵙기도 어렵다.
백령도 진촌리에 거주하시는 하영숙 할머니(84세)는 ICT 업계 최신 트렌드인 스마트워치 삼성전자 갤럭시기어S를 차고 다니신다. 의료시설이 없어도, 육지와 멀어도 걱정이 없다.
할머니의 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호자 가족과 의료기관이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인천시와 기가아일랜드로 선포한 백령도에 보건지소를 통해 스마트워치 100대를 지역 내 심신 취약계층에 제공했다. 3G 통화와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삼성 기어S로 노년층의 운동정보, 심박수 등을 관리하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것.
스마트워치를 손목에 차고 있는 할머니의 심박수는 항상 보건소와 보호자에 전달된다. 갑자기 운동량이 없어지면 가족이 즉시 알아차린다. 5분 단위로 행동 패턴이 측정되는 KT의 자체 개발 솔루션이 적용된 덕분이다.이로 인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최신 ICT 기술과 거리가 멀어보이는 백령도에 안전한 삶이 보장된다.
백령 기가 아일랜드 선포에 따른 ICT 솔루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첫 번째 기가스토리 주인공인 임자도에 적용된 ‘요닥’ 서비스는 백령도까지 이어진다.
KT와 상생 협력으로 해외진출까지 도모하는 중소기업의 휴대용 자가진단 소변분석기 ‘요닥’ 서비스가 백령도에도 뿌리를 내린다. 백령도 보건소 직원들이 KT가 배포한 요닥 단말기 5대로 수시로 섬 주민들의 건상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백령도 산업 특성에 따른 솔루션도 구축됐다. 선박 관리를 CCTV로 해결한 것이다. 지역 특성상 겨울 조업이 어려운 백령도와 주민들의 뜻을 반영한 점이 눈길을 끈다.포구에 정박된 어선을 언제 어디서나 PC 또는 스마트폰 등 N스크린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백령도 내 주요 포구 3곳에 10대의 CCTV를 설치, 배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것이다.
묶여진 배를 누가 훔쳐가지 않는다. 다만 조업 활동을 하지 않는 철이나 밤낮 수시로 어선을 걱정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고려한 것이다.
서비스 구축에 참여한 KT텔레캅 관계자는 “1억원이 넘는 고급차를 아끼는 마음처럼, 언제나 포구를 보고 싶어하는 어민들의 마음을 담은 것”이라며 “백령도 어촌 계장들과 카메라 위치를 협의해 풍랑이 불어닥쳐 비싼 어선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천안함 5주기를 앞두고 이색적인 ICT 솔루션도 주목된다. 26곳에 이르는 백령도 내 대피소에 구축된 위성 광대역 LTE 기반 화상 시스템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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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인 특성상 전시에 가까운 분위기가 연출될 수도 있는 지역이다. 만약 자녀는 학교에 있고, 노년층 부모님은 경로당에 있고, 일을 하던 중장년층은 한 가족이지만 서로 멀리 떨어진 대피소로 몸을 피할 수 있다.
모두 대피소로 옮겼지만 가족 생사부터 찾는게 사람 마음이란 점을 고려해, KT는 대피소에 이같은 화상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위성 LTE 기반이라 통신이 끊길 우려도 없다. 나아가 인천시청 상황실과 연결해 정부 차원의 실시간 대응에도 거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