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 이어 애플 워치도 만리장성을 성공적으로 뚫을 수 있을까?
애플 워치 공개 행사 때 애플이 보인 남다른 중국 사랑이 시장에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일 뿐 아니라 아직 개척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한 단계 도약을 꿈꾸는 애플에겐 꼭 넘어야 할 관문으로 꼽힌다.
주요 매체들은 애플 워치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지 여부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긍정적으로 전망한 반면 영국 통신사인 로이터는 다소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애플이 중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지는 9일(현지 시각) 행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바 부에나센터에서 개최한 신제품 공개 행사의 숨은 주인공은 중국이란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 애플 워치 공개 행사 때도 남다른 중국 사랑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지난 6주 동안 중국에 6개의 애플스토어를 신규 개장했다면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애플워치 개발을 주도한 케빈 린치 기술 담당 부사장이 애플워치용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할 때는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애플이 애플 워치에 맥북에 ‘골드’ 색상을 추가한 것도 중국 시장을 의식한 조치라는 평가다. ‘골드색’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색상이란 것. 실제로 지난 2013년 출시된 '아이폰5S' 골드 색상 모델은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팀 쿡은 CEO에 취임하자마자 수 차례 중국 시장을 방문하면서 애정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런 정성에 힘입어 지난 해 12월 마감된 2015 회계연도 1분기 중국 매출은 무려 70%나 늘어났다.
문제는 이런 정성이 애플 워치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냐는 부분이다. 이 대목에서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 중국 판매가격 수준 놓고도 분석 엇갈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워치가 중국 시장에도 연착륙하면서 강한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인들의 취향을 잘 반영했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게 그 이유다.
차이나 마켓 리서치의 책임자인 샤운 레인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애플 워치는 중국에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 근거로 “애플 워치는 갖고 싶은 열망을 갖게 하는 브랜드이면서도 가격이 아주 비싼 편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애플 워치 스포츠의 가장 저렴한 모델은 중국 시장에서 2천588위안(약 46만원)으로 책정됐다. 반면 18캐럿 금을 사용한 애플 워치 골드 가격은 12만6천800위안(약 2천274만원)에 판매된다. 애플 워치 골드 가격은 폭스바겐의 AG 폴로 자동차보다 비싼 편이다.
하지만 이 정도 가격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게 블룸버그의 예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크리스 존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국제 브랜드에다 금까지 사용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에서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애플 워치의 중국 시장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실용성이 떨어지는 데다 가격도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됐다는 게 그 이유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약 450달러 수준으로 책정된 애플 워치 스포츠 모델이 미국에서는 349달러에 판매된다고 지적했다. 최고급 모델 역시 중국 판매 가격이 미국보다 6천 달러 가량 더 빘다.
여기에다 화면이 중국인들에게 너무 큰 점 역시 시장 안착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최고급 모델은 비싼 가격 때문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이 부분은 애플 워치의 성공적인 안착을 예상한 블룸버그통신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주도하고 있는 사치품 규제 조치로 인해 섣불리 구매하려는 중국인들이 많지 않을 것이란 게 그 이유다. 지난 해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중국 내 사치품 판매가 감소한 점이 이 부분을 잘 보여준다.
■ 중국 시장, 애플에 갈수록 중요해져
어떤 쪽이 되던 중국 시장에서의 성패가 애플 워치의 운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에게 중국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아보려면 지난 1월 발표된 애플의 2015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애플 발표에 따르면 중국 매출은 160억 달러였다. 이는 전체 분기 매출 746억 달러의 21% 남짓한 수준이다. 단순 수치로 따질 경우 미국(305억 달러, 41%)와 유럽(172억 달러, 23%)에 못 미친다.
하지만 최근의 성장세 쪽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1분기 애플의 미국, 유럽 매출 증가율이 각각 23%와 20% 수준에 머물렀던 반면 중국 매출은 무려 70%나 증가했다. 애플에겐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아태지역 매출 증가율 33%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애플이 지난 해 9월 처음 애플 워치를 공개한 이후 차이나 보그 잡지 등에 연이어 광고를 게재한 것도 이런 상황을 감안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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