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 탈출을 위해 ‘5년 전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0년, 애플 아이폰에 대항하는 첫 번째 갤럭시S를 내놓았던 그때처럼 말이다.
1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 앞서 갤럭시S6와 갤럭시S 엣지를 공개하는 ‘언팩’ 행사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특히 주력 제품인 갤럭시S6에 사활을 건 상태다. 전작인 갤럭시S5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며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조6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여기에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무선사업부의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량 추락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갤럭시S5의 부진은 지금까지 급성장하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에 먹구름이 끼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고성능(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등 해외 업체들의 공세로 시장이 혼탁해져 있다.반면 아이폰5c를 제외하고는 중저가 시장에 대한 별다른 노력 없이 2위 자리를 고수하던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6를 공개하면서 그 동안 외면해 온 ‘대화면 전략’을 전면 도입,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와 출하대수 기준 공동 1위(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기준)를 기록하며 2010년 이전의 상황으로 시계바늘을 돌려 놓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경쟁사를 벤치마킹’하는 것, 또 하나는 ‘과거에 유사한 사례를 극복했던 방안’이다. 이 같은 상황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0년 애플 아이폰의 공세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던 상황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에 대한 해답도 5년 전의 그때에 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5년 전 1위로 가는 초석이 됐던 결정의 ‘반복’
당시 삼성전자의 해법은 두 가지 사례 중 전자에서 찾았다. 당시 고성능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일하게 성공을 거두고 있던 업체는 바로 애플이었다. 일반적으로 선두 업체가 만드는 흐름에 어느 정도 편승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갖는 것이 초기 후발주자의 생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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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마케팅 전문가는 “애플이 성공하고 있던 상황에서 삼성이 애플을 벤치마킹 하는 것은 꽤 당연한 수순”이라며 “새로운 시장에서 두 번째로 출발하는 상황에서는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설명했다.새로운 갤럭시S6를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이폰6 디자인과 꽤 닮았다’는 의견이 다수를 보이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겉으로는 이를 부인하겠지만, 기실 스마트폰의 제품 형태(Form Factor)가 비슷한 형태가 대부분임을 고려하면 틀린 말이라고 할 수도 없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다시 뛰어넘기 위해 5년 전과 같은 선택을 했다. 갤럭시S 시리즈는 갤럭시노트 시리즈 보다 더 대중적이고, 판매량도 더 많은 제품이다. 과거의 카드를 다시 꺼낸 삼성의 결정이 다시금 옛 영광을 되찾는 묘수가 될 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