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삼성에 10억 달러 배상금을 안긴 애플이 어떻게 특허 전문기업으로부터 5억 달러 짜리 배상 폭탄을 맞을 수 있었을까?
애플이 특허 전문 기업 스마트플래시와 소송과 패소하면서 무려 5억3천290만 달러 배상 평결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팩트부터 다시 한번 살펴보자. 텍사스 지역법원 배심원들은 지난 24일(이하 현지 시각) 특허 전문 기업 스마트플래시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5억3천290만 달러 배상 평결을 했다. 애플이 아이튠스에 사용한 저작관관리시스템(DRM) 기술이 스마트플래시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배심원들의 판단이었다.
판결 직후 애플은 곧바로 항소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스마트플래시 역시 승소한 바로 그날 저녁에 애플을 상대로 또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따라서 애플이 또 한 차례 거액의 배상 폭탄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쟁점 놔두고 발명자 학력-출신만 물어 늘어져
이번 소송은 특허권자의 천국으로 통하는 텍사스 지역에서 열렸다. 따라서 특허권자인 스마트플래시가 승소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억 달러란 거액의 배상 판결이 내려진 것은 충격이라는 평가다. 더구나 스마트플래시는 뚜렷한 제품도, 종업원도, 더구나 미국 내에서 이렇다 할 활동도 하지 않는 회사다. 보기에 따라선 특허 괴물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딱 좋은 기업이다.
물론 이번 소송은 상급심으로 가면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애플이 '특허 괴물'로 의심할 수도 있을 스마트플래시에 5억 달러란 어마어마한 배상 평결을 받은 것은 분명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경제전문잡지 포천이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애플 변호인들이 변론 전략을 잘못 잡았다는 게 포천의 분석이다.
포천은 이번 소송 진행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스마트플래시 측 변호인과 인터뷰를 했다. 스마트플래시 측은 이번 소송에서 승리한 이유로 “배심원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즉 쟁점 특허권은 유효한 지, 애플이 그 특허권을 침해했는지, 그리고 그 침해가 고의적인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배심원들로부터 애플이 고의로 스마트플래시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평결을 받아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애플 변호인들은 쟁점 대신 엉뚱한 것들만 물고 늘어졌다. 스마트플래시 창업자인 패트릭 라츠가 이번에 쟁점이 된 DRM 특허권은 취득한 것은 2008년 무렵이었다. 그 때부터 2012년까지 관련 특허권 세 개를 취득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일반인인 배심원들은 특허권 관련 문건을 꼼꼼하게 분석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그런데 애플 측 변호인들은 특허권에 대한 얘기보다는 지엽적인 쪽에 질문을 집중했다는 게 스마트플래시 변호인의 분석이다.
■ 인터넷 발명했냐? 터치스크린 발명했냐? 질문
스마트플래시 창업자인 패트릭 라츠는 중학교 중퇴자이다. 또 뉴저지의 작은 섬에 있는 농가 출신으로 원예 관련 훈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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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애플 측은 이런 부분을 주로 물고 늘어졌다. 패트릭 라츠에게 “당신이 인터넷을 발명했느냐? 당신이 터치 스크린 기술을 발명했느냐?”란 질문을 했다는 것.
스마트플래시 측 변호인인 브래드 클래드웰은 “그들은 마치 우리는 애플이며, 다른 사람들의 지적재산권은 존중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행동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