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파손' 영상 속 조성진 사장 살펴보니…

LG전자 조성진 사장 일행, 삼성 세탁기에 총 3회 접촉

일반입력 :2015/02/16 12:04    수정: 2015/02/16 13:01

이재운 기자

세탁기 파손 논란으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본인 명의의 성명과 함께 결백함을 주장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해 주목된다. 논란이 된 해당 영상을 일반에 공개함에 따라 향후 재판 과정에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16일 LG전자는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조성진 사장 명의로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에 고의성이 없었음을 주장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보러가기)

8분45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조 사장 일행이 지난해 9월 3일 독일 슈티글리츠 매장에 설치된 CCTV에 찍힌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 속에서 조 사장 일행은 삼성전자 크리스탈 블루도어 드럼세탁기에 대해 총 3회 접촉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중 문제가 된 두 번째 접촉에 대해 조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몸에 밴 제품 테스트 습관”이라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상 속에서 조 사장은 무릎을 굽혀가며 세탁기 문을 내리누르는 모습이 찍혔으며, 검찰은 이 행위를 문제 삼아 파손 의도가 담겨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LG전자 측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밀레 등 해외 제조사는 물론 해외 홈쇼핑 진행자들도 이 같은 실험을 일반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세탁물을 다량 걸쳐두거나 아이가 올라 앉는 등 도어에 상당한 무게가 가해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행하는 실험이라는 주장이다.

또 조 사장 일행이 이날 해당 매장에서 세탁기뿐 아니라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등 다른 제품을 둘러봤고, 당시 주변에서 삼성전자 관계자(프로모터)들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을 뿐 아니라 수시로 제품 상태를 확인했다는 점을 들어 ‘몰래 제품 파손을 진행했다’는 의혹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해명이다.

특히 냉장고 문에 대해서도 힘을 주어 내리 누르는 실험을 했지만 당시 프로모터들이 전혀 제지하지 않은 점과 세탁기 등 조 사장 일행이 테스트한 제품에 대해서도 현장에 있던 삼성전자 프로모터들이 즉시 점검을 했던 영상을 제시했다. 또 당시와 같은 상황을 재연한 자체 실험결과를 제시하며 삼성전자가 검찰에 주장한 파손 형태와 같은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전제로 LG전자 측은 삼성전자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제품에 변형을 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우회적으로 제기했다. 조 사장은 “지금까지 테스트해본 제품만 수 백 대가 넘을 것”이라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해당 CCTV 영상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독일 검찰로부터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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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장과 조한기 세탁기연구소장 상무 등은 지난해 9월 3일 독일 베를린 가전양판점 슈티글리츠 매장을 방문해 삼성전자 드럼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의혹에 따라 검찰 조사를 받고 최근 고의성이 인정된다는 검찰의 판단에 따라 불구속 기소됐다.

또 홍보담당 임원은 삼성전자 제품이 유독 약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데 따른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