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밸류에셋, 팬택 채권단에 러브콜…왜?

“中-印 진출…100% 고용승계” 약속

일반입력 :2015/02/13 15:52    수정: 2015/02/13 17:53

이재운 기자

팬택 인수의향을 밝힌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 매지니먼트’(이하 원밸류에셋)가 채권단을 향해 강한 러브콜을 보내 주목된다. 원밸류에셋은 만약 팬택 인수가 성사되면 중국, 인도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매각 주관사 측에서 요구하는 고용 승계에도 합의하겠다고 했다.

원밸류에셋이 이처럼 적극적인 인수의향을 밝힌 것은 자신들이 대내외적으로 쏟아지는 부정적 이미지와 달리 향후 팬택 부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으며 매각에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있는 채권단과 법원에 이를 강하게 어필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13일 팬택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원밸류에셋은 제이 박 해외투자 관련 대외업무 총괄이사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팬택 인수 후 “중국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과 인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원밸류에셋은 중국 업체 한 곳을 선정해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산하의 티몰(TMALL) 등을 통해 현지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티몰의 경우 중국 내 대형 B2C, C2C 온라인 마켓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팬택 제품을 알리고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 시장까지 진출해 향후 “샤오미, 삼성, 애플보다 더 나은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인수 이후 글로벌 인재 양성 사업과 국내, 해외 마케팅 및 영업을 강화하고, 10만달러(약 1억1천만원)를 투자해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해 우승자 등 실력 있는 인재를 팬택 직원으로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팬택에 남아있는 직원들은 물론 개발팀이나 생산직 등의 분야에서 불가피하게 회사를 떠난 직원들에게도 언제든지 재입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계약서 상으로는 3년간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평생 직장이 될 수 있는 직원들의 복지정책”을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임원과 노조위원회 등과의 회의를 통해 회사 운영에 대해 협의하는 한편, 인수 시 원밸류에셋의 유상증자 비율의 10%를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형태나 무상으로 증여해 직원이 주인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우선은 청산가치가 높아 보이지만 “계속기업가치의 판단은 현재 팬택 개발직원들, 생산직 직원들의 노하우가 자산가치로 높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수의계약 원하는 원밸류에셋, 법원 '고심'

현재 원밸류에셋 측은 단독 입찰인 만큼 수의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 관계자는 “(3년 동안)고용 승계는 계약서 상에 포함돼있는 내용”이라며 “공개입찰 공고 여부는 법원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정은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늦어도 이달 안에는 날 예정이다. 원밸류에셋이 제시한 인수금액은 1천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원밸류에셋은 한 차례 유찰된 팬택 인수전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뛰어든 인수의향자로, 올해 초 의향서를 제출했다. 한국인과 재미교포 등 한국계 자본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서부지역에서 부동산과 IT 펀드 등을 운용하고 있다고 원밸류에셋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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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에는 원밸류에셋 외에도 알리바바 주주로 참여 중인 팀 신이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업체 '투게더MS', 미국 내에서 골프장과 리조트, LA 지역 주차장 사업 등을 진행하는 부동산투자업체 ‘베리타스’와 국내 투자자문사인 ‘TSI투자자문’ 등이 참여했다고 원밸류에셋 측은 설명했다.

팬택은 계속된 자금난으로 지난해 8월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후 인수의향자를 물색하며 공개입찰 매각공고를 냈지만 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없어 한 차례 유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