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봉, 최고 발명품? 애물단지?

인기 끌지만 이런저런 잡음도 많아

일반입력 :2015/02/13 11:02    수정: 2015/02/14 10:54

이재운 기자

세계적인 잡지 ‘타임’은 ‘셀카봉(Selfie Stick)’을 애플워치와 함께 2014년 최고의 발명품 25선 중 하나로 선정했다.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자기 자신의 얼굴을 찍을 수 있는 셀카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화된 기기’ 환경을 도와준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았다.

그런 셀카봉이 이제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저기서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애물단지가 될지도 모르는 처지에 놓였다.

인기 끄는 셀카봉, 시장은 활기

셀카봉에 대한 관심은 셀카에 대한 인기 속에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3년 옥스포드 사전이 '셀카(Selfie)'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면서 이를 도와주는 셀카봉에 대한 특허출원도 증가하고 있다. 2011년 처음 국내에서 관련 특허출원이 등장한 이후 해마다 1~2건 정도만 출원되다가 지난해에는 10건 가까운 특허출원이 이뤄졌다.

지난 1983년 일본에서 처음 관련 특허출원이 등장했지만 특허 존속기간이 지나 현재 관련 특허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이처럼 관심이 높아진 만큼 부작용도 적지 않다.

옆 사람 치고, 고가의 미술품도 위협

최근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대표적인 구단인 아스날 FC와 토트넘 홋스퍼는 경기장 내 셀카봉 사용을 금지했다. BBC와 데일리메일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북 런던 라이벌인 두 구단은 올해 초 나란히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 이미 대부분의 구단은 경기 중에는 사용을 자제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두 구단은 더욱 강화된 조치를 내린 것.

미국에서는 미술관에서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CBS와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미국 매체들은 뉴욕 시내 주요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셀카봉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관람객들이 셀카 촬영에 열중한 나머지 전시품에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내 액정화면!” 불량 제품 때문에 소비자 피해 발생

제조업체가 난립하면서 일부 불량 셀카봉이 유통되는 바람에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셀카봉을 직접 제조하거나 해외에서 수입해 유통하는 업체는 수 백 여 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소위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일부 영세한 업체의 경우 일회성으로 일정 물량을 수입해 판매한 뒤 ‘나 몰라라’ 식 행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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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제품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대학생 K씨는 불량 제품을 사용하다 스마트폰을 바닥에 떨어뜨려 액정화면이 깨지는 피해를 경험했다. K씨는 “수리비만 수 십만원이 나왔는데 너무 속상하다”며 “다시는 셀카봉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는 이러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국내 셀카봉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 중국산 제품 유통이 늘어나면서 내구성이 약해 스마트폰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며 사용 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