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업계, ‘기후 변화’에 주목하다

글로벌 경기 불안 속 새로운 수요 창출 관심↑

일반입력 :2015/02/11 14:39

이재운 기자

전자 업계가 ‘기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안요소라는 대외 악재에도 기후 변화와 이에 따른 환경 규제 강화가 새로운 기회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자 업계가 높은 관심을 보이는 키워드는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국내 양대 전자 제품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이 같은 흐름에 주목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특히 최근 열렸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회장과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구체적인 발언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삼성·LG, '기후 변화' 적극 대응 외치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가진 2015년형 세탁기-에어컨 미디어 행사에서 기후 변화에 주목하는 발언을 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사업부장 사장 겸 대표이사는 인사말에서 “프리미엄 리더십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변화하는 기후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소비자를 배려하는 혁신으로 소비자의 삶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특히 황사나 미세먼지 발생 등 국내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소비자의 건강을 배려하는 차원의 전략 제품 개발과 출시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과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LG전자도 지난달 가진 2014년 4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사업 기회를 통해 글로벌 경기 불안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를 타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과 김근태 H&A사업부 기획관리담당 상무 등 주요 임원진들은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가의 화폐가치 하락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환경 규제 등으로 인해 고효율 제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핵심부품을 바탕으로 에너지 리더십을 확대해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업체는 그 동안 대기전력 최소화는 물론 에너지 효율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포장재에도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등 활발한 친환경 활동으로 TUV라인란드와 UL 등 해외 기관과 국내 환경부가 수여하는 친환경 인증을 잇따라 획득해왔다.

글로벌 경기 불안, 고효율-친환경 제품으로 극복한다

전자 업계는 그리스와 러시아 등에서 발생한 여러 경기 불안 요소로 인해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한 채 서구 선진국 시장의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를 타개할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수요 창출이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동, 중국 등에서 규제 강화와 친환경 제품 장려 정책 등에 따라 고효율 등급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공기 질 악화가 이어지면서 공기 정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국내 업체들에겐 긍정적이다.

중국의 경우 대도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스마트폰으로 이름을 떨친 샤오미가 공기청정기 시장에 진출하는 등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기관인 해관에 따르면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규모는 2011년 112만대에서 이듬해 126만대, 2013년에는 240만대를 기록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올해에는 약 2조원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업계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위닉스는 중국 인테리어 제품 제조사인 오우린그룹과 1년 동안 5천만달러(약 550억원) 규모의 제품 공급계약을 맺고 공기청정기와 탄산수 제조기 등을 공급한다. 이 밖에 여러 업체들이 커져가는 중국 시장 수요에 대응한 진출을 확대,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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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이 환경 가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삼성 등 인지도 높은 브랜드 제품을 제외하고는 국내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낮은 편”이라며 “한국 중소기업이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 진입 시 치밀한 마케팅 전략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이에 따른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기술력이 뛰어난 우리 기업들에게 유리한 점은 분명하며, 전반적인 경기 침체 우려에도 오히려 앞서 나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