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일모직 옛터에 창조경제 싹 틔운다

10일 '대구창조경제단지' 착공…내년 말까지 900억 투입

일반입력 :2015/02/10 13:30    수정: 2015/02/10 13:57

정현정 기자

대구 북구 칠성동의 구(舊) 제일모직 부지가 창조경제의 싹을 틔울 요람으로 탈바꿈한다. 1954년 삼성그룹의 모태격인 제일모직이 설립된 이 장소는 60여년이 흘러 기술과 예술이 어우러진 복합 창조경제단지로 재탄생된다.

삼성과 대구시는 10일 제일모직 부지에서 정·관계 인사, 경제단체장, 벤처기업인, 예비창업자 및 지역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창조경제단지 기공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서 삼성과 대구시가 창조경제단지 조성을 약속한 후 5개월 만에 첫 삽을 뜨게 됐다. 삼성은 약 900억 원을 투자해 내년 12월까지 단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날 착공하는 대구창조경제단지는 대지면적 90,199㎡(27,285평), 연면적 43,040㎡(13,020평)으로 ▲창조경제존 ▲아뜰리에존 ▲커뮤니티존 ▲삼성존 등 크게 4개 구역으로 조성되며, 벤처 창업과 육성의 터전이자 지역사회와의 교감 공간, 시민들의 쉼터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복합공간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단지의 대표 시설들이 들어설 '창조경제존'은 기술과 예술이 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간이다. 지난해 9월부터 동구 대구무역회관에서 운영 중인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 곳으로 이동한다.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될 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IT, 소프트웨어, 섬유 분야의 신생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설이 들어선다.

또 창조경제존에는 문화예술 창작센터도 설립해 회화, 공예, 패션, 사진 분야 등의 예술가와 디자이너를 위한 작업실과 함께 갤러리 등 전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창업 뒤 성장단계로 가는 중소기업들의 업무시설인 소호(SOHO) 오피스도 단지 한편에 세워진다.'삼성존'에는 대구에서 창업하고 성장해온 삼성의 역사를 소개하는 시설인 '삼성상회'와 '창업기념관' 등이 들어선다.

삼성상회는 1938년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이 '사업보국(事業報國)'의 뜻을 펼치기 위해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한 곳으로 이번에 원형을 복원해 창업 당시의 생산·판매설비, 제품 등을 전시한다. 대구 인교동에 있던 건물은 지난 1997년 해체됐지만 보관하고 있던 자재를 그대로 이용해 복원한다.

구 제일모직 본관은 창업기념관으로 리모델링될 예정으로 이병철 회장의 집무실과 창업홀, 제2창업홀, 영상관 등을 갖춰 삼성의 탄생과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창업기념관 옆에는 방문자들이 삼성전자의 신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홍보관(삼성 딜라이트)과 제품을 구매하고 AS를 받을 수 있는 삼성 디지털프라자가 들어선다.

제일모직 여자 기숙사를 개조해 만드는 '아뜰리에존'에는 미술 소품과 공예품을 직접 만들고 판매하는 공방과 카페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특히 옛 제일모직 기숙사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를 리모델링해 고풍스런 외관과 현대식 내부가 조화된 특색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제일모직 기숙사는 삼성의 창업이념인 '인재제일' 정신의 표상으로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여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미용실과 목욕실, 독서실, 스팀 온수기 등 당시로서는 최첨단 시설을 제공하도록 해 화제를 모았다. 기숙사 일부 시설은 원형을 보존해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커뮤니티존'에는 시민을 위한 도심 속 휴식 및 편의시설로 시민 문화체험 및 교육시설인 주민문화센터와 다양한 야외활동, 휴식 및 이벤트가 가능한 중앙공원 및 광장이 들어선다. 주민문화센터서는 다양한 강좌와 공연, 이벤트 등이 열리고 공원 주변에는 쇼핑 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은 옛 공장의 상징인 굴뚝 재현, 삼성상회 건물의 복원, 옛 공장 지붕 형태의 재현, 제일모직 본관 건물 보존을 통해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 신모델을 제시하면서도 삼성 발원지라는 장소성을 강조해 대구사람들의 향수를 자아내는 방식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은 “대구창조경제단지는 창조경제의 핵심인 과학기술과 문화콘텐츠를 한데 모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터전이 될 것”이라며 “삼성의 창업 정신이 살아 있는 이곳이 새로운 창업가들이 성장할 수 있고, 창조경제의 중심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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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대구창조경제단지를 중심으로 경북도청 이전 터, 경북대, 동대구벤처밸리 등을 연결하는 창의와 혁신이 살아 숨쉬는 창조경제밸트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창조경제단지는 도청 이전 터와 함께 대구의 첨단산업을 견인하는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정부를 대표해 미래창조과학부 이석준 차관이 참석했으며, 국회에서는 창조경제 활성화 특별위원회 이한구 위원장과 지역구의원인 권은희 의원, 강은희 의원이 참석했다. 또 이상훈 사장을 비롯해 지영조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 김영식 삼성SDI 부사장, 김영찬 삼성물산 전무, 이선종 삼성벤처투자 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