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레드(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스마트폰 출시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싼 가격과 불안정한 수급 때문에 AMOLED는 주로 고가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생산량이 확대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화질과 두께 등 장점을 앞세워 빠르게 저변이 확대되는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이후 출시된 AMOLED 탑재 스마트폰은 11개 제조사의 20종에 이른다. 대표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물해 화제가 됐던 ‘요타폰2’를 비롯해 모토로라, 노키아, 레노버, 지오니 등 다양한 제조사와 모델에 적용됐다.
디스플레이 사이즈와 해상도도 4.5인치에서 6인치까지, QHD(960X540)에서 HD(1280X720), 풀HD(1920X1080), QHD(2560X1440), WQXGA(25600X1600)까지 다양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AMOLED 탑재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2억209만개에서 올해 2억4천918만개로 23.3%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보급형 주력 라인업인 갤럭시A(갤럭시A3·A5·A7)와 갤럭시E(갤럭시E5·갤럭시E7)에는 모두 AMOLED 패널이 탑재됐다. 그동안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등 하이엔드 제품을 제외하고 갤럭시S4 액티브, 갤럭시 그랜드, 갤럭시 메가 등 주요 중저가 라인업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적용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양상이다.
레노버, 오포, 쿨패드, 비보, 지오니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AMOLED 선호도도 높아졌다. 특히 중국 제조사들은 주로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AMOLED를 탑재해 프리미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출시했던 초박형 스마트폰에는 모두 AMOLED가 탑재돼 눈길을 끈다.지난해 비보가 내놓은 신제품 ‘비보 X5 맥스’는 4.75mm에 불과한 두께로 가장 얇은 스마트폰 기록을 경신했다. 이 제품에 탑재된 5.5인치 풀HD AMOLED 디스플레이의 두께는 1.36mm로 세계 최소 수준이다. 종전까지 가장 얇은 스마트폰 기록(4.85mm)을 가지고 있던 또 다른 중국 제조사 오포의 ‘R5’에도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의 5.2인치 풀HD AMOLED가 쓰였다. 이밖에 5.1mm 두께의 지오니 ‘이라이프 S5.5’ 역시 5인치 풀HD AMOLED를 채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4~5mm대 얇은 두께를 구현하려면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패널 두께를 줄일 수 있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AMOLED를 탑재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AMOLED의 경우 LCD에 비해 전력소모가 적어 배터리 두께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초박형 스마트폰에 AMOLED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AMOLED는 ‘비싸서 못쓰고’, ‘없어서 못쓰던’ 패널로 통했다. 현재 유일한 소형 AMOLED 공급업체나 마찬가지인 삼성디스플레이의 공장을 풀가동해도 삼성전자 주력 제품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탑재되는 물량을 대기 빠듯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 5.5세대 AMOLED 생산능력(CAPA)을 크게 늘린데 이어, 올해 상반기 안에 신규 생산라인인 A3 가동도 앞두고 있는 만큼 공급 확대가 가능해졌다.
AMOLED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높은 가격 문제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 그동안 AMOLED는 넓은 시야각과 얇은 두께, 빠른 응답속도, 낮은 전력소모 등 장점에도 불구하고 LCD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때문에 광범위하게 채택되지 못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5인치 풀HD 기준 AMOLED와 LCD의 평균판매단가(ASP)는 각각 39달러와 26달러로 13달러나 차이난다. 이는 지난해 2분기 17달러에서 줄어든 수치로 격차는 지난해 4분기 9달러, 올해 1분기 6달러 등으로 꾸준히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수요처 다변화를 최대 과제로 내세우면서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저변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으로 특히 중소형 AMOLED 패널은 거의 전량이 캡티브마켓(계열사 간 내부 시장)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공급되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실적도 직격탄을 맞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거래선 다변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창훈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상무는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인베스터즈 포럼에서 “3년 안에 대외매출과 내부거래 비중을 50대 50 수준으로 만들겠다”면서 “AMOLED가 우월한 점 중 하나가 기본적으로 LCD 보다 제조비용이 더 적게 든다는 것으로 LCD와 직접 경쟁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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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소형 AMOLED 분야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완전한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대만 AUO와 중국 에보디스플레이 등이 양산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물량이 미미한 수준이다. LG전자 G플렉스 시리즈에 탑재되는 AMOLED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일반 AMOLED는 배제하고 플라스틱 AMOLED만을 양산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AMOLED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시장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영업을 활성화하고 있다면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가개선 활동과 규모의 경제를 통한 공급력 증대 등 다양한 노력도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