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알리바바 등을 통한 해외직구가 새로운 소비문화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역으로 우리나라 제품을 국경없는 온라인을 통해 세계시장에 내다 팔수 있는 해외직판(역직구)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역직구 활성화를 언급하며 낡은 규제개선을 주문한 만큼, 앞으로 국내 업체들의 '온라인 수출창구'가 될 역직구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쇼핑몰 카페24를 운영하는 심플렉스인터넷에 따르면 2013년 말 4천300개에 불과했던 역직구몰 사업자가 지난해말에는 1만5천개로 두배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까지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해외 시장을 겨냥한 중소 쇼핑몰들이 급격히 늘어난 것.
특히 심플렉스인터넷 카페24, 메이크샵 OKDGG 등 역직구 쇼핑몰을 지원하는 전문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외국인들이 비교적 손쉽게 한국의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문이 열린 상태다. 외국인들을 상점으로 유인하기 위한 번역서비스는 기본이고, 해외 사이트를 통한 광고 마케팅, 그리고 고객응대까지 해주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국내 쇼핑몰 사업자가 전세계 고객들을 대상으로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카페24는 액티브X 설치 등으로 결제가 힘든 국내 사이트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알리페이·페이팔·텐페이 등과 같은 해외 결제 서비스도 지원해 준다. 쇼핑몰 운영자는 일정액의 가입비를 지불하고 수수료를 고려해, 해당 국가에 맞는 결제 시스템만 선택하면 된다.
사실, 국내 소규모 쇼핑몰들이 역직구에 있어 가장 큰 고민은 결제 시스템보다 홍보에 대한 지식과 채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구글·야후 등 여러 광고 플랫폼이 있지만 제휴 방법은 고사하고 연락 포인트를 확인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 카페24를 비롯해 일부 업체들이 가교 역할을 하고 있지만, 망망대해와 같은 해외 사이트에서 한국 상품을 홍보하는 작은 쇼핑몰까지 찾아 들어오게 하는데에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이를 위해, 카페24는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B2C 오프마켓 ‘글로벌티몰’에 국내 쇼핑몰들이 입점할 수 있도록 지원책도 펴고 있다. 글로벌티몰 입점에 드는 보증금과 연회비를 면제해주는 등 쇼핑몰 운영·상품 배송·결제·마케팅까지 현지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당초 지난해까지만 지원해주기로 했지만 당분간 이 같은 지원책들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 외에도 역직구 사업을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지난해 6월 무역협회가 시범운영에 돌입한 ‘K몰24’가 있다. 작년 말 기준 K몰24에는 800개사의 8천개 상품이 등록됐으며, 미국·중국·일본 등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입점비 없이 판매금액의 5%를 무역협회에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식이며, K몰24 측이 해당 사이트 번역과 고객지원 서비스 등을 해준다. 아마존, 티몰과 같은 글로벌 쇼핑몰과의 상품 연계 등록도 가능해 보다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아직 서비스 초반 단계여서 실적이 미미한 실정이지만, 정부의 규제 철폐와 지원책들이 더해질 경우 국내를 대표하는 역직구 마켓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해외에 서비스 기반을 갖춘 네이버 라인,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 등도 역직구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글로벌 메신저 라인의 경우 글로벌 누적 가입자 수만 6억에 달한 만큼, 일본과 태국,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서 국내 생산물을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라인이 최근 국내에 선보인 ‘라인딜’과 같은 해외직구 쇼핑몰처럼, 반대로 해외 시장에서 국내 쇼핑몰 제품들을 판매하는 역직구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지난해 해외직구 규모가 약 15억4천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 한 반면에, 역직구 시장 규모는 2천808만 달러 수준으로 아직 초보단계지만,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 메이크샵의 경우, 지난해 역직구 서비스로 벌어들인 매출이 전년보다 약 3배나 들어 8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 회사는 얼마전 중국과 체결된 한·중 FTA와 정부가 발표한 역직구 활성화 대잭 방안으로 올해도 역직구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이팔 조사에 따르면 2013년 미국은 3천400만 명이 역직구에 406억 달러를 지불했는데, 2018년에는 4천180만 명이 802억 달러를 지출할 전망이다. 또 2013년 중국은 1천800만 명이 2천160억위안을 역직구에 지출했는데, 2018년이 되면 3천590만 명이 1조위안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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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DGG 자료에 따르면 연간 국가별 매출 비중에서 가장 높은 지역은 중화권이며, 그 다음이 미국·일본·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의 순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5천만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해외직구 사업보다 70억 인구를 겨냥한 역직구, 즉 해외직판이 훨씬 사업성도 크고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의 지원정책 기조와 맞물려 많은 중소 쇼핑몰들이 올해 역직구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