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가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대한 완전한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삼성과 LG가 각각 ‘타이젠(Tizen)’과 ‘웹(Web) OS’이라는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하는 생태계 구축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확장 가능성에 대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모바일 시장에서 생태계 주도권을 구글에 내줬던 과거를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을 지에 기대감이 높다.
■脫 안드로이드 본격화한 삼성-LG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기존 안드로이드를 탈피한 자체 생태계에 대한 비전을 스마트TV를 중심으로 선보였다.
세계 가전 산업의 양대 산맥인 두 국내 업체는 TV 분야 하드웨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두 업체의 TV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7.7%, 올해는 4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 27.9%, 일본 16.9%(각각 새해 전망치)와 비교하면 큰 차이다.이러한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UHD TV, 스마트TV 등 고부가가치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훨씬 더 올라간다”며 “우리 업계가 TV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기에 아주 적기”라고 전했다.
여기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독자 플랫폼’ 기반 스마트TV로 승부수를 띄웠다. 공통점은 두 OS 모두 모바일에서 실패를 겪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던 처지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타이젠은 사물인터넷(IoT) 전체를 겨냥하긴 했으나 당초 모바일 기기에 적용할 목적이 가장 컸던 OS로, 삼성전자에서는 무선사업을 담당하는 IM사업부가 직접 개발에 나서고 여기에 인텔과 NTT도코모 등 주요 관련 업체와 협업하는 형태로 진행돼왔다.
LG전자의 웹 OS는 미국의 떠오르는 벤처기업 팜(Palm)이 휴대전화에 적용할 목적으로 개발한 OS로, 이후 팜이 HP에 인수, 천덕꾸러기 신세였다가 LG전자가 이를 인수하면서 스마트TV에서 새로이 생명력을 얻게 됐다.두 OS는 각각 기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TV보다 훨씬 쉽고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과, 사용하는 데이터 양이 더 적어 작동이 빠른 이른바 ‘가벼운’ 소프트웨어라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미 확장 중인 타이젠과 웹 OS '자신만만'
업계는 두 플랫폼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타이젠은 스마트TV 외에 웨어러블 기기(기어S)와 디지털카메라(NX300M) 등에 이미 탑재된 바 있다. 이를 통해 쉬운 사용자경험(UX)은 물론 안드로이드 환경과의 연동이나 호환도 원활함을 확인한 상태다. 또 반도체 업체 등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도 타이젠과의 협업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그러나 삼성전자는 연기를 거듭하고 있는 타이젠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와 인도에서 출시설이 잇따라 등장했지만 무산됐던 것과 같이, 올해에도 이달 중순경 인도 시장 출시설이 다시 제기됐지만 기대감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LG전자도 웹 OS 기반 스마트TV를 지난해부터 출시하며 안정적인 사용 환경을 입증했다. 또 올해 웹OS 2.0을 새로 선보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워치 신제품도 올해 1분기 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CES2015 아우디자동차 행사장에서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차량 제어 시연 중 살짝 모습을 드러낸 시제품에도 적용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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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볼 때 두 업체의 생태계는 이미 확장성을 입증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과거 상처를 줬던 모바일 시장에 집착하는 대신, 웨어러블과 자동차, 카메라 등 다양한 기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독자 생태계 구축에 더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모바일에서 구글이 플랫폼으로 수익을 고스란히 챙겨갔지만 IoT 시장에서는 다른 양상이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