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이번엔 구글지도 쓸 수 있을까?

일반입력 :2015/01/08 15:30    수정: 2015/01/08 16:07

최근 한국에서 구글지도 활용에 걸림돌로 작용한 관련 법이 개정됐다.

그러나 구글지도 기반 관광정보 서비스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기대했던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의 바람이 쉽게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 공사 의지는 여전하지만 이를 가로막는 걸림돌 또한 여전하다.

공사는 1년 넘게 외국인용 관광정보 서비스를 구글지도 기반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각국 언어와 웹, 모바일 등 다양한 사용 환경을 지원하고 수시로 최신 데이터를 반영하는 구글지도가 한국을 찾는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추기 좋은 플랫폼이라는 판단에서다. (☞관련기사)

취재 결과, 아직 공사는 구글지도 도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선 몇년째 구글지도가 길찾기 등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반쪽 서비스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국토교통부 소관인 '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과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으로 한국 지도 서비스를 제한한 결과물이다.

구글이 제대로된 한국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국내법에 따라 국토부에 한국 지도 국외 반출을 신청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는 국내 지도서비스 업체들처럼 한국에 서비스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정부 보안기관의 정기 점검을 받는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 국내엔 구글 서비스를 지원하는 설비가 없다.

정부가 최근 지도반출 관련 규정 중 승인 주체를 '담당부처 장관'에서 '장관이 소집한 각 부처 공무원 협의체'로 완화했지만, 정작 구글지도 도입을 원하는 공사의 상급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협의체에서 배제됐다. 구글이 바뀐 규정에 맞춰 지도 반출을 신청하더라도 협의체에서 문화부를 통해 공사 측의 의견을 수렴할 길은 막혀 있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이에 공사는 최근까지 구글지도 도입 대신 기존 지도 개선에 주력했다. 공사가 제공하는 관광정보 서비스는 내비게이션업체 현대엠엔소프트가 개발, 운영을 맡고 있다. 공사 예산으로 관광지도를 관리하며, 공사가 구축한 영문 관광정보 콘텐츠 및 관광지(POI) 데이터를 적용해 왔다.

공사의 이태혁 해외스마트관광팀장은 서비스에 중국어 및 일본어 언어 지원과 도보 길찾기 기능을 추가했지만 전년대비 대대적 변화는 없었다며 예산이 확보돼 (구글지도 기반 환경을) 직접 갖추면 좋을 텐데, 전체 예산은 삭감됐고 공사가 논의에 참여했던 타부처 사업엔 우리 쪽 실정이 잘 반영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대엠엔소프트의 관광지도가 실제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근본 문제는 돈이다. 공사 측은 지원 언어 및 플랫폼 다양화와 좀 더 부지런한 업데이트를 바라지만, 그럴만한 예산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마나 기획재정부는 공사 전체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에, 외국인용 관광지도 개발 및 관리에 배정할 예산도 그만큼 축소된 실정이다.

이 팀장이 또 다른 아쉬움으로 언급한 '타부처 사업'이란 지난 2013년말 국토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내놓은 국외 반출용 전자지도 제작 및 보급 사업이다. 당시 국토지리원 측은 2만5천분의 1 축척으로 국내 지리정보(POI) 17만건을 담은 영문지도를 만들었고 지난해 1월부터 그 국외 반출이 가능해졌다고 발표했다. (☞링크)

국토지리원의 국외반출용 지도가 외국인 관광정보 서비스용으로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까?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평가다.

이 팀장은 지금과 같은 수도권 위주의 POI나, 길찾기 구현이 안 되는 방식의 데이터만으로는 당분간 활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토지리원에서 개발한 국외반출용 영문지도가 향후 중국어와 일본어판으로도 만들어지고, 관광용 POI 데이터도 올 연말께 오픈API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라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국내 지리정보서비스(GIS) 업계에 몸 담았던 관계자는 한국을 찾아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도서비스상의 정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으려면 POI를 100만건 정도는 추가해야 하고, 특히 한국에서 가장 비중이 큰 중국 관광객들에게 쓸모가 있으려면 그걸 모두 중국어 데이터로 재가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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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관광R&D센터가 지난해말 공개한 '2014년 11월 외래객입국·국민해외여행객 및 관광수입·지출 동향' 자료(☞링크)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을 다녀간 외국인 여행자는 1천311만명 이상이다. 통계에 빠진 12월을 제외하고도 이미 2013년 전체 외국인 여행자 1천218만명을 훌쩍 넘는다.

해당 기간 잠정 집계된 국내 관광수입은 145억2천480만달러(약 15조9천366억원)에서 164억6천560만달러(약 18조661억원)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가 확정 발표(☞링크)한 올해 정부 예산 375조4천억원의 4~5%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