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체 씨앤앰의 노동조합 문제가 해결되면서 그동안 난항을 겪던 매각작업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러나 추가로 이어지게 될 노조와의 추가 협상, 과거에 비해 턱없는 수준의 인수가격, 합산규제 처리 여부 등 규제이슈 등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31일 씨앤앰과 노조, 협력업체로 구성된 3자 협의체가 합의점을 찾으면서 장기간의 고공농성이 일단락됐다. 노사는 새로운 협력업체를 통해 해고자들 중 일부를 고용하고, 노조의 요구에 따라 기술직 직원에게 영업직을 맡기지 않기로 합의했다.
씨앤앰은 매각 과정에서 큰 난제가 될 노조문제를 해결했지만, 본격적인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큰 걸림돌이 남아있다. 노조 문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거론됐던 가격과 시장 상황, 규제이슈 등이 그것이다. ■ 최대 문제는 '가격'
씨앤앰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정하고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인수 후보 기업에 티저레터를 배포했다고 알려져 있다. MBK파트너스는 올 상반기까지 투자금을 회수하고, 금융권에 빚진 차입금 2조원을 갚겠다는 계획이다. 인수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기업은 현재 케이블TV 1, 2위 업체인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 여기에 IPTV 업체인 SK브로드밴드도 후보군 대열에 오르고 있다. 이들 모두 씨앤앰을 인수하면 KT와 함께 단숨에 유료방송 시장의 공룡으로 올라선다.
그러나 매각자와 인수자의 가격 괴리가 크다. MBK컨소시엄의 씨앤앰 인수가격은 2조원대가 넘는다. MBK가 차익 실현을 위해 매각가를 최소 2조 이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문제는 현재 인수 희망 업체측이 터무니 없는 가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문제는 애초 매각조건에서 큰 요건은 아니었다”며 “매각자와 인수자의 가격 차가 큰데, 매각하는 입장에서 빠르게 가격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수익성 악화, 합산규제도 큰 변수
케이블TV업계의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유료방송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IPTV가 등장하면서 시장잠식 속도가 빨라지고, 출혈경쟁으로 인해 케이블TV 가입자당 ARPU(가입자당 매출액)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케이블TV 가입자가 IPTV나 위성 등 경쟁 플랫폼으로 이탈하면서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케이블TV 업계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상대인 KT를 옥죌 수 있는 합산규제 법안도 아직까지 차일피일 지체되면서 부담을 더하고 있다. 합산규제 법안은 특정 기업이 IPTV, 위성, 케이블TV 등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1/3을 넘을수 없도록 한 법안으로, 현재 관련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지만 2년여가 넘도록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합산규제 법안이 케이블TV 업계의 사업성, 특히 매물로 나오게 될 씨앤앰의 인수가격을 설정하는데 큰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 시장의 미래가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선뜻 씨앤앰을 인수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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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씨앤앰 전체 지분을 한 개 사업자에 일괄 매각하기보다 각 지역 권역별로 분할매각하는 방안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MBK측은 분할 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씨앤앰은 파업으로 서비스질 저하는 물론이고 시민사회단체의 가입 해지 운동으로 인해 큰 피해를 봤다”며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먼저 회복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