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알뜰폰 시범판매만 하다가 끝났네

일반입력 :2014/12/30 15:56    수정: 2014/12/30 16:01

농협 알뜰폰이 끝내 뒷말만 무성히 남긴 채 좌초됐다. 지난해 말 우체국 알뜰폰 모델의 성공이 다른 오프라인 유통망에서도 재현되길 바라던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상처만 남겼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이달 초 계약기간 만료의 사유로 알뜰폰 수탁판매 사업을 중단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아이즈비전, 유니컴즈, 에넥스텔레콤, 프리텔레콤, 스페이스네트, 머천드코리아 등 6개 사업자와 수탁판매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알뜰폰 사업에 나섰다.

당시 1년 단위 계약을 맺은 이후 고양, 성남, 수원 등 농산물유통센터 세 곳에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 6개 회사의 알뜰폰 수탁판매 시범 사업만 1년째 진행했다. 시범판매 이후 최소 30개 이상의 하나로마트에서 본격 판매에 나서겠다는 당초 계획은 사라졌다.

시범판매만 1년간 하다가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인력과 비용만 낭비한 꼴이 됐다. 실제 농협 알뜰폰 참여 회사는 농협중앙회의 인력 지원 없이 초기에 회사 직원을 매대 앞에 세웠다. 수탁 판매가 아니라 매대 임대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처음부터 나온 이유다.

나아가 6개 회사 직원 한명씩 모여 세곳의 매장에 두명씩 배치되다보니 남의 회사 상품을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알뜰폰 활성화가 주 목적이 아니라 수탁판매를 도구로 한 매장 집객과 수수료 수익을 기대했던 점이 농협 알뜰폰의 대표적인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농협중앙회는 처음부터 알뜰폰을 수탁판매 대상이 아니라 판매품중 하나로 평가절하했다. 실제 농협의 알뜰폰 사업자와 직접 연결된 곳은 마트상품부(계약 당시 마트구매부)로, 물건을 판매하는 매장의 상품기획자(MD) 부서였다.

여기에 기존 통신 시장 유통구조도 무시하고, 단말기는 농협중앙회가 구입해 판매하고 수탁판매 참여 사업자는 월별 이용료만 맞추라는 이야기도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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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단말기 매출로 실적을 뻥튀기하는 것 아니냐는 잡음까지 생겨나기도 했다. 통상 단말기 판매 대금을 할부로 계산, 월별 요금에 적용하는 방식마저 거부하면서 빚어진 문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수탁판매가 진행되는 것이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과거 매장 한 곳에서 알뜰폰 판매를 한번 진행해봤다는 것만으로, 자의적으로 우체국 알뜰폰 모델을 베낀 결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