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주파수 소위 오늘 700MHz 첫 회의

지상파 방송 편들기 예상돼 논란 커질 듯

일반입력 :2014/12/26 06:00    수정: 2014/12/26 07:22

내년 상반기 700MHz 주파수 대역 할당을 앞두고 국회가 실력행사에 나선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700MHz 대역을 통신용으로 사용중인 가운데, 정치권이 일방적으로 지상파 편들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큰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주파수 배치는 관할 행정부가 전 세계적인 주파수 표준화 동향, 기술추세, 경제성 등을 고려해 철저히 전문가적인 시각에서 결정해야 될 사안임에도 비 전문가인 정치인들이 실력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여, 노골적인 정책 개입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26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주파수정책 소위원회 첫회의를 갖고 방송-통신 업계에 큰 논란이 되고 있는 700MHz 논의에 돌입한다.

주파수 소위에는 미방위 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과 강길부, 심학봉(이상 새누리당), 전병헌, 최민희 의원(이상 새정치민주연합) 등 5명의 의원이 참여한다.

미방위 한 관계자는 “700MHz 주파수 용도를 결정하기 위해 향후 소위의 활동 방향을 정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 면서 “국회가 국민을 대표해 정부의 일방적인 용도 결정에 의견을 보태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하지만, 정부나 업계, 전문가 그룹에서는 정치권이 자신들의 정치력을 앞세워 주파수 정책의 본질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국회의 주파수 정책 논의 과정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비전문가인 정치권이 일방적으로 지상파 방송사 편을 들며 노골적인 정책개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왔다.

전문가들은 우선 주파수 용도 결정이 철저히 행정부에 일임된 권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700MHz 할당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 연구반을 구성하고 20여 차례 협의를 진행해왔다. 특히 양 부처의 차관급 협의체가 아직까지 논의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국회는 정부의 이같은 협의 노력은 무시한 채 700MHz 대역을 지상파 UHD용으로만 배정해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지상파 방송사들의 편을 들고 있다. 상임위 차원에서 역할도 불분명한 소위까지 구성해 주파수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한 것 그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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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치권은 주파수 할당 논의 초기에는 큰 소리를 내지 않다가 국무조정실 주파수 심의위원회가 재난망에 20MHz 대역폭을 우선 배정하자 국정감사 등을 통해 미래부와 방통위 등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앞서 정부 차원에서 진행돼 온 광범위한 논의과정은 모두 무시하고 국민의 재산이자 공공재인 주파수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재단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회의 행정부 감시와 비판은 당연하지만, 전 세계적인 주파수 표준화 추이나 산업적인 측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주파수 정책을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압력을 행사한다면 미래 방송통신 산업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자칫 자신들의 임기가 끝난 이후 책임지지도 못할 일을 국민을 대표한다는 명분으로 일방적으로 지상파만의 주장만 밀어부치는 것은 행정부 견제가 아니라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