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업계 최대 행사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2015 개막이 다음달 6일로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조성진 LG전자 가전(H&A) 사업부 사장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사장은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과 관련한 검찰 소환 수사에 불응한 상태로 내년 10일까지 출국금지를 당했다. 이대로 출국금지 조치가 이어진다면 다음달 6~9일 열리는 미국 CES 행사에도 참석할 수 없다. LG전자 가전업계 수장이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행사에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세계 각국 가전업계 거래선이 참석하는 CES에 조 사장이 불참하는 불상사(?)가 발생하면 LG전자의 가전분야 새해 전략도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 사장이 CES에 불참하게 될 경우 언론을 대상으로 한 공식 행사뿐만 아니라 거래선과의 미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조 사장은 오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신제품, 올해 전략 등을 공개하기로 돼 있다.LG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CES는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로 당해년도 사업전략을 검토하고 결정하게 되는 중요한 행사”라며 “조 사장은 7일 미국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주관하는 것으로 이미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이 내년 CES에 참석하려면 세가지 길이 있다. 첫번재는 검찰이 LG전자가 요청한 출국금지 해제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둘째는 조 사장 스스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CES가 중요 행사이니만큼 이 기간 동안만 검찰에 임시로 출국금지를 해제해 줄 것을 요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설령, 출국금지가 일시적으로 풀려 조 사장이 CES에 참석하게 되더라도 난관은 기다리고 있다. 조 사장이 사건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서게 되는 만큼 세탁기 파손 논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가전업계 초미의 관심사는 삼성, LG전자의 세탁기 파손 공방에 모이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대 가전업계의 다툼인 만큼 관심도 크다. 사건의 직접 당사자인 조 사장이 공식 석상에 나오면 언론의 질문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조성진 사장은 싫든 좋든 CES가 다가온 만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이미 지난 9월 독일 베를린 IFA에서 벌어진 이 사건이 4개월만에 CES에서 공방전으로 재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조 사장이 그동안 수사에 불응해 CES라는 중요 행사를 두고 검찰이 출국 금지를 내린 것인 만큼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이 문제 해결에 가장 빠른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번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도 그동안의 소환조사에 불응한 ‘괘씸죄’를 적용받은 것이라고 보고 있기도 하다.
조 사장 혐의에 재물손괴죄가 포함돼 있어 합의과정 등이 길어질 수는 있어도 가전업체 사장으로 신분이 확실해 검찰의 출국금지는 해제될 가능성은 높지만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환조사 요구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검찰 조사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세탁기 논란과 관련해 최근까지 검찰 수사에 협조해 LG전자 임직원 4명이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며 “조성진 사장 조사의 경우 최근 연말 인사 이후 사업부 단위 조직 개편, 전사 글로벌 전략회의 참석, 내달 초 CES 준비 등을 이유로 CES 일정 이후에는 언제라도 출석하겠다며 조사 일정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삼성, LG전자 세탁기 사건은 지난 9월 독일 IFA 전시회 기간 동안 베를린 슈티글리츠 매장, 유로파센터 매장에서 삼성전자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 파손이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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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행사 기간 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슈티글리츠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봤던 조성진 LG전자 사장 등을 업무방해, 명예훼손, 재물손괴죄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LG전자는 당시 해명 과정에서 “유독 특정 제품만이 세탁기 본체와 도어를 연결하는 힌지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고 설명해 삼성전자를 자극하며 갈등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