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전기자동차 관련 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연이어 하락하면서 석유 기반 제품의 대체재로 평가 받던 전기차와 태양광 등 관련 산업에 대한 타격을 우려하는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가 27.4% 하락에 테슬라 주가는 30.8% 하락
17일(현지시간)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56.47달러를 기록해 지난달 21일 77.83달러 대비 27.4% 하락했다.
특히 유가에 민감한 자동차 분야의 경우 유가 부담이 줄어들면서 전기차나 수소연료차, 하이브리드 차량 등 대체재에 대한 수요가 다소 줄어든 분위기다.이러한 영향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의 16일 종가는 197.81달러를 기록해 지난 9월 고점(286.04달러) 대비 30.8% 감소했다. 유가 하락이 멈춘 17일에 205.97달러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은 시장의 불안감을 확인시켜 준 사례였다.
■유가 하락 불구 전기차는 이미 대세 지장 없다
하지만 전기차 관련 업계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다소 부정적 영향이 있지만, 전기차가 이미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은 바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남경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조사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 전망보다 시장 성장이 다소 늦춰질 수는 있겠지만, 이미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230만대 규모로 추산되는 전기차 판매량은 당초 2020년 60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유가 하락세가 이 시점을 1~2년 가량 늦출 수는 있겠지만, 결국 친환경 규제가 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견인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이 이어진다는 의미다.
남 연구원은 “유럽에서 규제가 워낙 강해서 제조사들이 거기에 맞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대당 20~30만원 가량의 벌금을 내야 하는 등 규제가 강력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SDI와 LG화학 등 주요 2차전지 제조사들도 기업설명회(IR)에서 ‘전기차 시장은 규제로 인해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세계 전기차 시장의 최대 수요처로 지목되는 중국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가 아직 멀었다는 점도 현재의 유가 하락이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중국 정부의 자동차 관련 환경 규제는 유럽이나 미국, 한국 등과 비교하면 아직은 약한 수준으로, 일부 규제의 경우 5년 가량 뒤처진 것으로 알려졌다. 남 연구원은 중국 현지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이 아직 미약한 점을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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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기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는지 중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외국 기업을 상대로 현지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며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유가 하락 현상이 나타날 때마다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전기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다”며 “배터리 등 주요 부품 제조사들도 꾸준히 투자를 강화하며 장기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