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창시자 "EU 잊힐 권리 규정, 위험하다"

'정보 삭제' 보다 '정보 이용법 규정'이 더 중요

일반입력 :2014/12/11 08:18    수정: 2014/12/11 17:05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현 시점에서 보면 잊힐 권리는 위험해 보인다. 역사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는 중요하다.

월드와이드웹(WWW) 창시자인 팀 버너스 리가 유럽연합(EU)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잊힐 권리’에 대해 돌직구를 던졌다.

팀 버너스 리는 10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르웹(LeWeb) 컨퍼런스에서 EU가 올 들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잊힐 권리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씨넷이 보도했다.

잊힐 권리는 인터넷 공간에 올라와 있는 자신과 관련된 기록을 삭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 권리는 지난 5월 유럽사법재판소(ECJ)가 한 스페인 남성이 제기한 소송에서 구글 검색엔진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은 검색에서 ‘잊힐 권리’를 갖고 있다고 판결하면서 이슈가 됐다.

이후 구글은 17만 건 이상의 삭제 요구를 받은 뒤 40% 가량 삭제했다.

■ 정보 이용방법 관련 규칙 정비 필요

이날 토론에서 팀 버너스 리는 잘못된 정보는 삭제돼야만 한다는 점엔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진실된 정보는 언론 자유와 역사 때문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관점에서 그는 “어떤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도록 노력하는 것보다는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에 관한 규칙을 규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테면 청소년기나 10년 이상된 범죄를 갖고 고용주들이 뒤늦게 문제 제기하는 것 등을 금지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팀 버너스 리는 또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망중립성에 대해서도 강한 지지를 보냈다.

버너스 리는 망중립성 원칙이 무산될 경우엔 어떤 한 회사가 여러분들이 특정 영화를 보거나 보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나 정부가 웹 경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무시무시하게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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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너스 리는 지난 1989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월드와이드웹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이후 버너스 리는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3C)를 설립한 뒤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W3C는 지난 10월 HTML5를 표준으로 공식 인정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