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서버 사업, 대기업은 못한다"

유영창 FA리눅스 대표 인터뷰

일반입력 :2014/12/09 15:43

임베디드 리눅스 전문업체 FA리눅스가 특수 서버 시장에 초점을 맞춘 ARM서버 솔루션을 강조하고 나섰다.

자체 분석 결과, ARM기반 서버 사업은 임베디드 업체로서의 경쟁력을 살린 특수 하드웨어 영역을 파고들어야 먹고 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형업체 위주인 x86 프로세서 기반 표준 서버 시장과는 전혀 다른 게임이란 얘기다.

FA리눅스는 지난 2001년 창립해 임베디드 및 서버 분야에서 산업용과 특수 인프라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솔루션을 공급해왔다. 지난 4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미래창조과학부 출연사업 '클라우드인프라를 위한 초절전형 고집적 마이크로 서버시스템 개발'에 포함된 ARM서버 과제 담당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영창 FA리눅스 대표는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FA리눅스가 정부 과제 수행사업자 선정에 앞서 우분투 기반 ARM서버 제품을 개발, 출시하기도 한 만큼 회사의 기존 이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ARM기반 특수 서버 시장에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나름의 근거를 제시했다.

세계 서버 시장이 70조(원)라는데… 그 중 몇 퍼센트, 아니 '영점 몇' 퍼센트만 해도 중소기업엔 엄청난 규모예요. 하지만 FA리눅스 입장에서 (업계 1위) HP 서버같은 걸 만들어 경쟁할 수는 없죠. 현 서버 시장에선 저희도 제품 안정성과 기존 기술 호환성을 위한 관리SW와 API 제공 요구를 받을 텐데, 그런 기존 방식으론 경쟁이 안 되니까요.

해법은 틈새시장 공략이다.

저희에겐 파고들 틈새가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클라우드 구축이 더 확산되면 표준화된 SW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거기 돌아갈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서버는 작동 환경에 맞게 특화시켜야 할 여지가 커질 겁니다. 하지만 특수 환경을 위한 서버는 (물량 자체가 제한돼) 표준화가 어렵고, 그래서 덩치 큰 회사들이 수익을 거두기 어렵죠.

그의 얘기는 계속된다.

임베디드SW 시장에선 유연한 하드웨어 지원을 함께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로 영상처리 서버에 디코더 카드를 이미 6개(최대치) 꽂아 쓰는데, 중간에 (추가 확장을 통한) 더 빠른 처리나 음성처리 애플리케이션을 돌릴 필터링 가속 하드웨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식이에요. 표준화된 장비로 이런 수요에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죠.

그래서다. 유 대표는 FA리눅스에 원래 ARM기반 임베디드 리눅스와 SW솔루션 개발에 노하우가 많았고, 이를 바탕으로 x86 기반의 범용 서버 업체들이 욕심을 내기 어려운 특수 서버 시장을 개척해 나갈만한 역량이 있다고 판단한 것. 다시 말해 FA리눅스의 ARM서버는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x86 서버와 거의 경쟁하지 않는 것을 전제한다.

사실 범용 데이터센터 장비 관점으로 보면, ARM서버는 잘 되기 어려운 사업일 겁니다. 신축 데이터센터에 엄청나게 효율이 뛰어난 공조 설비나 아주 강력한 저전력을 요구하는 식으로 규제가 강화되지 않는 한, ARM서버 수요가 확 커질 가능성은 낮죠. 데이터센터에서 '저렴한 서버'를 찾는다면, ARM서버가 아니라 '중고 (x86) 서버'가 낫고요.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장비를 다뤄 본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작동 환경의 서버 수요가 있어요. 이를테면 어떤 덴 '서버가 무거우면 안 된다, 가벼워야 한다'는 거예요. 왠가 했는데, 전산장비 구축할 건물이고 뭐고 다 허술하게 지어진 곳이라 바닥이 보통 전산장비 무게를 못 견딘단 거죠. 저희도 황당했는데, 어쨌든 그런 기회가 있어요.

유 대표는 FA리눅스는 임베디드SW 사업을 많이 해 오면서 이런저런 '특이한' 장소에 놓이는 서버 장비를 만들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이하다는 건, 데이터센터같이 '깔끔하고 쾌적한' 장소를 전제한 시스템이라면 과연 정상 작동이나 할까 싶은 곳을 뜻한다. 하수구나 아파트 지하실, 에어컨 없는 고온 환경이 그런 예다.

보통 서버로 채운 데이터센터는 발열 때문에 냉각이 필수라서 전력과 물 공급이 안정되고 원활한 곳에 지어지죠. 그런데 남미나 동남아 등 열대지역 중에는 그게 제한적인 곳도 많아요. 이런 곳이라도 ARM기반 서버는 저발열 저전력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저희도 아직 개발 중이지만… '발열 없는' 서버 공급이 필요한 지역도 노려볼 만하죠.

FA리눅스는 앞서 32비트 ARM서버 '나디아' 시리즈를 개발, 출시했는데 상업적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64비트 ARM서버 플랫폼, 솔루션, 장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유 대표는 3.5인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구성한 소형 네트워크스토리지(NAS)처럼 생긴 장치를 테스트용 ARM서버 장비라 소개하며 말을 이었다.

(제품이 나오면) ARM서버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먼저 판매할 계획이에요. FA리눅스는 (임베디드) 하드웨어와 서버 (SW) 기술을 함께 확보한 국내 기업중엔 드문 곳이 될 겁니다. 저희 말고도 ARM서버 만드는 회사가 있지만, 저희처럼 판매하려고 만드는 건 아니었죠. 대부분은 시장서 이익을 내기 어려우니까 자체 사용하려고 만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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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에게 국내 시장에서 ARM서버 개발 계획상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물었다. 일관성있는 연구개발 투자보다 당장 먹고살기가 빠듯한 중소기업의 생존문제와, 기업용 인프라 솔루션 시장에서 외국계 유명 업체들에 비해 열악할 수밖에 없는 기업 브랜드, '신뢰성' 문제가 꼽혔다. 결국 꾸준함만이 살길 아니겠느냐는 자답이 돌아왔다.

FA리눅스엔 솔직히 ARM서버 만들어 판다고 했어도, 아직까지 마케팅 측면에서든 뭐든 딱히 이익은 없어요. 일부 고객들에게 1~2대씩 제공해 보는 중인데…불만이 많죠.(웃음) 지금은 그 원인들을 해소하는데 우선 주력하고 있습니다. (정부 과제로 협력하는) ETRI와 함께 기술개발 하면서 한 3년, 멀리 보고 가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