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화학 계열사 4곳을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키면서 자산규모 50조원, 재계 서열 9위로 뛰어오르게 됐다. 핵심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행보로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26일 한화는 삼성테크윈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삼성테크윈이 대주주로 있던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화학 계열사 3곳도 함께 인수하는 계약이다. 이들의 자산 규모는 13조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기존 37조원 규모였던 한화그룹은 50조원 규모로 몸집을 불리며 기존 재계 서열 9위였던 한진그룹(39조원)을 제치고 한 계단 올라서게 됐다.
한화그룹은 당초 방위산업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테크윈 인수를 추진했다. 여기에는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CCO)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물밑 논의를 시작했고, 결국 한화의 화학사업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그룹의 크기를 키우는 차원에서 ‘빅 딜’이 성사됐다는 분석이다.특히 당초 (주)한화가 삼성테크윈만 인수하고자 했던 차원을 넘어 한화케미칼 등 주요 화학 계열사가 나머지 화학 업체를 인수하기로 나선 것은 오너 일가 차원의 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부담이 큰 방위산업을 정리하고, 경쟁력이 부진했던 화학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기존 핵심 주력사업인 전자, 금융, 서비스 산업에 더 집중하는 차원에서 이번 매각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K9 자주포 등 최근 부정적인 이슈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 부담을 덜어냈다는 평가도 일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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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측면에서는 삼성과 한화 모두 오너 3세의 승계를 위한 포석 작업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삼성은 비주력 사업부문을 정리해 승계를 단순화하고, 한화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각자의 리더십을 재확인하고 입지를 다지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지난 60여년 한화그룹의 역사 동안 줄곧 그룹 성장의 모태가 돼 온 방위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위상을 국내 최대 규모로 격상시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