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중인 팬택의 새 주인을 찾는 매각 본입찰이 21일 오후 3시 마감을 앞두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세 가지 서로 다른 길을 예상해볼 수 있다.
우선 이날 복수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경우 가격이 크게 낮아지지는 않는 상황에서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단일 업체가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입찰에 참여할 경우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 적절한 가격이 제시된다면 본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
참여한 곳이 하나도 없을 경우에도 당연히 유찰돼 재입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매각 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은 오후 3시 입찰서류가 마감되면 곧바로 법원과의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높은 가격을 써낸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중국업체 선정되면 국내 '기술유출' 우려 커질 듯
입찰 참여업체는 팬택 서류에 가격과 함께 경영계획안도 제출해야 한다. 매각 주간사와 법원은 최고 가격을 써낸 업체의 경영계획안을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후에는 회생형 관리형태로 매각 절차가 진행된다. 팬택은 인수업체의 경영계획안을 기반으로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법원 심사를 받아야 한다.
다음달 5일부터는 그동안 미뤄졌던 팬택 채권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관계인 집회가 열린다. 채권자들은 인수업체의 경영계획안을 바탕으로 팬택이 마련한 회생계획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채권 규모 조정에 대한 협의를 하게 된다. 최종 인수절차 종료는 내년 2~3월로 예상된다.
만일 이번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해외업체가 선정될 경우에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중국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된다면 국민반대 여론이 심화될 전망이다. 과거 쌍용자동차의 상하이자동차 ‘먹튀’를 경험한 이후 중국기업에 대한 기술유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팬택의 경우에도 매각 대상이 중국 업체가 된다면 '중국 좋은 일만 시킬 수 있다'는 정서와 맞물려 매각 작업의 진통이 예상된다.
■최저입찰가에 미달하면 ‘유찰’
단일업체가 입찰에 참가했다면 관건은 가격이다. 팬택 인수가격은 2천억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인수가격이 터무니없이 낮아진다면 단일업체, 복수업체가 들어왔더라도 유찰된다. 팬택 매각주간사는 최저입찰가를 정해두고 있다. 최저입찰가격 이하로 입찰에 참여한다면 아예 매각이 무산된다. 이 경우 팬택 매각절차를 다시 밟을 수도 있다.
유찰되더라도 매각절차는 또 다시 진행될 전망이다. 바로 청산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만일) 유찰이 된다면 이후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관련업계는 팬택이 IT 시장에서 갖는 위치를 고려할 때 이번에 유찰되더라도 한두번 더 입찰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팬택은 법정관리 중이지만 여전히 기술력에서는 매력적인 스마트폰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엔 이동통신사와의 거래가 재개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자금은 바닥을 드러냈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생존이 가능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팬택, 청산 가능성 낮아
팬택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 해외 업체와는 달리 국내외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게 업계의 기대다.
팬택이 여전히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어 업계 일각에서는 유찰 후 가격이 낮아져 인수 매력이 더 커지면 국내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관련업계에서는 SK그룹이 팬택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 바 있다.
SK텔레콤은 팬택과 KT, LG유플러스 등과의 관계 때문에 쉽게 인수에 직접 손을 대기 어렵겠지만 SK하이닉스는 다르다.
부품회사와 완제품 업체의 결합이라는 시너지도 있어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SK그룹 관계자는 “시장의 전망일 뿐 팬택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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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아니더라도 국내 대기업, 중견기업이 낮아진 가격에 시장에 참여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팬택은 R&D 기반이 탄탄한 회사로 중저가 라인업으로 제품을 활용할 경우 강점이 있다. 국내 스마트폰 대기업, 임베디드 솔루션 기업이 인수할 만한 회사로 기술력을 여전히 인정받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R&D 인력만 800~900명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팬택은 새 주인을 못 찾을 경우를 대비해 인력 감축 등 독자생존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