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홈쇼핑, 중기·농산물 100% 편성 가능?

정부가 공공적 성격의 제7 홈쇼핑 사업자에 중기제품및 농축수산물을 100% 편성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실제 이같은 규정이 준수될수 있을지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17일 제7 홈쇼핑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명회에서 공공적 성격을 담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당 업체의 판매품목의 100%, 또는 95% 이상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중기제품과 농축수산물을 편성토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홈쇼핑 취급품목을 공공적 성격이 강한 제품군들로 한정함으로써, 기존 민영 홈쇼핑업체들과 차별화하고 제7 홈쇼핑 사업자 선정의 명분을 확보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물론 전문가들 조차 제품편성의 한계, 기존 홈쇼핑 업체들의 전례에 비춰 이같은 제한규정이 실제 이행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현재, TV홈쇼핑에서 주 고객의 80% 이상이 여성이고, 이중 40대 이상 주부들이 주고객층으로 분류되는데, 과연 이들을 대상으로 100% 중기제품과 농축수산물만을 편성하는것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영홈쇼핑에서 중기제품 및 농축수산물을 100% 편성한다면 40대 이상 여성한테 팔릴 수 있는 상품이 뭔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김승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센터장은 “공영홈쇼핑에 창의, 혁신상품 포함한다고 하는데, 그 기준이 모호하다”며 “기존제품과 창의혁신상품이 다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도 제7 홈쇼핑이 과거 공공적 성격을 강조하며 출범한 기존 제6홈쇼핑인 홈앤쇼핑의 전철를 밟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1년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확대 및 소비자 권익 실현을 위해 출출범했다.

당초,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제품에 대해 기존TV홈쇼핑 보다 낮은 20% 후반대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중기 제품을 80%이상 편성키로 계획했다. 그러나 이윤추구와 높은 송출수수료를 감당하기 위해 판매 수수료율은 점점 상승했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홈앤쇼핑의 중소기업 판매 수수료율은 31.4%로 높아졌다.

최재섭 남서울대학교 교수는 “홈앤쇼핑의 경우 애초 정부가 권고한 중소기업 제품 편성비율 80%는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3회 이하 방송되고 있어 사실상 무의미한 방송”이라 역설했다. 또한 최 교수는 “NS홈쇼핑의 경우도 처음 농수산물 편성이 80%였지만, 지금은 6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 중에서도 국산 농수산물의 경우 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바 보니, 기존 홈쇼핑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이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또 똑같이 비슷한 성격의 공공적 홈쇼핑 채널을 또 추가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황기섭 한국홈쇼핑협회 사무처장은 “홈쇼핑 하나가 생길 때마다 개국 취지가 변질되고 있다”며 “취지가 변질되지 않도록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