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인턴, 외국 대학 경험 없이도 글로벌 IT 기업에 취업하는 일이 먼 얘기만은 아니다. 실력이 좋고, 뜻이 맞으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만으로도 뜻을 펼 수 있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 숙박정보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등 SNS를 통해 인연이 닿아 글로벌 IT 기업 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얘기가 눈길을 끈다.
홍익대 디지털미디어디자인 학과 졸업반이었던 김윤재씨㉔는 현재 애플 본사 지도디자인팀에 취업해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디자인한 여행 관련 아이콘을 비헨스라는 디자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현재 조회수 5만6천, 좋아요 7천730, 댓글수 372에 달하는 그의 아이콘 디자인은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현재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 총장인 존 마에다의 트위터를 통해 리트윗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마에다 총장은 김윤재씨가 디자인한 심플한 세계 랜드마크 아이콘(Simplificons of world landmarks by Yoon J Kim)이라고 표현했다.
그 뒤 윤재씨는 애플, 에어비앤비, 옐프로부터 비행기표를 받아 면접을 보고, 결국 애플행을 결심하게 됐다.
그를 처음 보게된 것은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딩 교육 세미나에서였다. 당시 올해 3월 애플에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던 윤재씨는 애플 디자이너도 능력제이다 보니깐 기본적인 프로그래밍에 대해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었다.
현대카드 캐피털 재무팀에서 근무했었던 조아라씨㉗의 현재 공식 직함은 가이드북 한국 지사장이다. 원래 사회적 기업을 돕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려고 했었던 아라씨는 지난해 1월 에어비앤비에 내놓은 자신의 집에 제프 루이스 가이드북 최고경영자(CEO)가 묶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아라씨에 따르면 루이스 CEO는 단순히 한국이 좋아서 여행 삼아 방문한 것이었다. 그런데 얘기를 나누다보니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도 자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던 루이스에게 일본어를 할 수 있었던 아라씨가 적임자였던 것이다.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아라씨를 한국 지사장으로 채용한다.
가이드북은 미국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으로 전시회, 컨퍼런스 등 행사나 기업/기관 내부 세미나 등을 위한 맞춤형 모바일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사용자들은 가이드북 기어스라는 콘텐츠매니지먼트시스템(CMS)를 통해 행사와 관련 원하는 항목이나 내용을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다.기존에 이메일이나 종이로 인쇄된 초대장을 주고 받고, 참석자들은 행사장 내에 브로슈어를 들고다니면서 일일이 장소를 확인하고,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가이드북은 우리나라에서는 8월 개최된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SEOUL ICM 2014)'에 공식 모바일앱으로 선정돼 전 세계 수학자들이 발표할 예정인 1천개 논문 초록, 400개 세션 정보를 한 곳에 담았다. 아라씨는 약 책 4권 분량의 정보를 앱에 담아 오프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며 통계를 보니 5천명이 참석하는 행사였는데 3천여명이 다운로드 받아 하루 평균 15번 정도 사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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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이 자체 모바일앱 개발역량을 갖춘 기업들 역시 가이드북의 고객이라는 점이다. 아라씨는 해당 회사들이 더 역량을 집중해야 할 곳에 리소스를 쓰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WS의 경우 내부에서만 공유되는 수많은 비즈니스 고객 대상 행사 정보를 공유하고 참석자를 확인하기 위해 가이드북 기어스로 콘텐츠만 변경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헤드헌터들이 해외 IT 기업들에 근무할 인재를 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링크드인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유사 SN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에어비앤비는 물론 해외에서 희망하는 분야와 관련된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의미로 쓰이는 '삼포 세대'에게는 또 다른 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