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라즈베리파이 재단이 리눅스를 돌리는 저전력 컴퓨터 '라즈베리파이(Raspberry Pi)' 시리즈의 신모델을 내놨다.
원조격 제품보다 가격과 크기를 낮춰, 기존 '저렴한 소형 기판' 개념을 더 충실히 실현했다는 평가다.
11일 등장한 라즈베리파이 신형 컴퓨터는 '모델A+'로 불린다. 이제 라즈베리파이 시리즈는 지난 2012년 출시된 '모델B', 지난해 2월 출시된 모델A, 지난 7월 출시된 '모델B+', 3가지에 이번 모델A+를 포함하면서 4가지로 늘었다.
라즈베리파이 모델A는 신용카드크기의 기판 하나에 256MB 램, USB 2.0 단자 1개, HDMI 단자 1개, SD카드 슬롯 1개, 3.5mm 스테레오 단자 1개, HD카메라 연결부를 갖춘 700MHz ARM 기반 컴퓨터로 그간 대당 25달러에 판매됐다.
사실 모델A는 라즈베리파이 모델B와 전체적으로 비슷한 사양에서 몇가지 요소를 빼고 가격을 낮춘 것이다. 모델B는 램용량이 512MB이고 USB단자가 1개 더 많으며 인터넷 연결용 LAN 단자 1개도 갖췄을 뿐이다. 가격은 35달러다.
모델B+는 모델B 개선 버전이다. 저장장치 크기가 더 작은 마이크로SD카드 슬롯으로, 음성 영상 단자가 분리형에서 통합형으로 바뀌고 USB 단자는 4개로, 범용입출력(GPIO)핀도 26개에서 40개로 늘었다. 램, CPU, 가격은 그대로다.
모델A+도 모델A 개선 버전에 해당한다. 256MB 램과 프로세서를 유지하면서 기판 길이를 20mm 줄여 소비전력을 낮췄다. 모델B+처럼 마이크로SD카드 슬롯, GPIO 핀 40개를 제공한다. USB는 여전히 1개지만 가격은 20달러로 더 싸다.
미국 지디넷은 (모델B를 출시한) 지난 2012년 이래로 저가 리눅스 컴퓨팅 분야의 혁명에 큰 역할을 해 온 라즈베리파이 재단은 모델B+의 개선점을 반영한 모델A 후속 제품을 기존보다 더 싸고 에너지효율도 높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라즈베리파이 재단은 비영리 단체인만큼, 더 많은 사용자와 개발자들이 각자 환경에 알맞은 기기를 선택해 쓸 수 있도록 기존 저가 모델의 업그레이드판을 더 낮은 가격으로 출시한 모양새다.
다만 모델A+가 더 낮은 가격으로 출시됐지만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모델A에 이어 모델A+도 USB로 마우스, 키보드, 무선랜카드 등 다양한 주변기기를 연결해 쓰기엔 어려움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모델B+가 등장하기 전에도 모델B는 모델A에 비해 널리 쓰이면서 슈퍼컴퓨터 클러스터부터 일상생활용 전자기기까지 다양한 응용 사례에 활용됐다. 기본 제공되는 USB 단자 갯수가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일 국내에 라즈베리파이 컴퓨터를 수입 판매하는 공식 유통사 'RS컴포넌트'의 최완규 과장은 라즈베리파이 모델A보다 모델B가 약간 높은 가격에 공급됐지만 더 나은 하드웨어 사양을 갖춰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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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베리파이 신모델의 한층 저렴해진 가격은 한국을 비롯해 경제규모로 중상위에 배치되는 국가에서 큰 변화는 아닐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의 전산교육을 위해 이를 개발한 재단 측의 당초 취지에 더 충실한 변화라 봄직하다.
재단측이 모델A+를 공식 소개하기 전에 그 제품 소개가 이뤄진 호주 판매사이트상의 정보를 인용 보도한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모델A+의 등장이 모델A의 최후를 뜻하진 않는다며 재단 창립자 에벤 업톤은 기존 모델A 제품 가격도 25달러에서 20달러로 하향 조정했음을 알려 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