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수사기관의 사이버 검열이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됐다.
야당은 무분별하게 이뤄진 수사기관의 감청 영장 청구에 깊은 고민 없이 허가를 내준 법무부에 질타를, 여당은 수사기관의 감청 영장 집행이 정당하고 지난 달 검찰의 사이버 검열 발표도 급조된 계획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27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법사위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통신 감청과 관련한 상반된 입장으로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 질문을 던졌다.
■여당 “카톡 감청 영장 발부 법원 신중해야”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감청 영장 집행이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서 의원은 국가보안법 명목으로 청구된 감청 영장 중 기소가 안 된 비율이 절반에 가깝다는 통계를 근거로 “국가보안법 이름으로 수사기관이 과도하게 감청하는 것은 되돌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감청 영장에 대한 개인들의 통지가 제대로 이뤄져야할 뿐 아니라, 감청 영장 집행 후 사후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검찰의 긴급 감청 문제점을 짚었다. 긴급한 사안에 대해서는 영장 발부 전 3일간 감청이 가능한데, 이는 결국 다음카카오 측이 서버 보관 기간을 2~3일로 단축해도 감청이 가능하다는 뜻이므로 수사기관이 신중하게 영장을 청구하고 법원도 신중하게 발부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어 박 의원은 “최소한 국가가 수행할 국가안보, 폭력, 마약 사범 등 합법적으로 감청 영장 집행이 이뤄지더라도 국민들의 불안을 제거해 주고 토종 업체를 보호하겠다고 답하는 게 정답”이라면서 “필요하면 합법적인 틀에서 긴급 감청을 해야겠지만 총체적으로 이런 문제를 서투르게 해서 결국 토종 업체를 불안하게 하고 주가를 떨어지게 한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은 개인정보보호 의식이 부족한 검찰과 기업이 이번 사이버 검열 논란을 초래했다면서 통지 절차가 미흡한 점을 꼬집었다. 통지 현황을 취합해본 결과 검찰이나 법무부 통계치가 서로 다르고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요건에 맞게 엄격하게 허가서나 영장을 받아서 적법하게 집행하고 있다”면서 “긴급감청을 걱정하는데 금년의 경우 긴급 감청은 한 건도 없었다. 긴급 감청에 대해서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것으로 국민들에게 수사를 빙자한 인권침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황 장관은 “통계는 정부 정책 수립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부처 간 협의를 해서 완벽한 통계를 내도록 하겠다. 감청 이후 30일 이내 서면 통지되도록 돼 있는데 이 부분이 잘 지켜지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여당 “감청 집행 정당, 법원 당당하게 해야”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대통령의 말 한 마디로 검찰이 유관기관 회의를 열고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엄단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미 작년 8월 대검찰청이 전국 일선 검찰청에 지시한 내용을 보면 이번 검찰의 발표(인터넷 실시간 모니터링)보다 더 엄격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 또 수원지검의 경우 작년 6월 자체 단속안을 마련해 엄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검찰의 단속안이 대통령 말 한마디로 급작스럽게 나온 것이 아님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말 한 마디 때문에 무조건 잡아넣겠다고 한 것은 사실 무근”이라면서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연예인, 학생의 자살까지 이르고 있으니 단속을 잘하라고 한 것이 잘못인가. 대통령이 가만있어야 하나”고 반문했다.
또 그는 “수사기관이 감청 영장을 가져갔는데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 말대로 기업이 불응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돌아와야 하냐”면서 “번거롭더라도 카톡 서버에 가서 법대로 집행하면 된다. 아무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이 변화된 기술을 반영하지 못했던 점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실시간 감청과 관련해 업체의 협조 의무가 부과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협조해야 하는지 법문에 보다 명확히 규정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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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범죄 수사 조치들을 국내 기업 대상으로만 하고 있는데,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니 이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황 장관은 “(해외 기업의 수사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필요한 경우 국제 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해외 기업도 수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