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퀀텀닷(양자점) TV를 출시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소니는 미소를 짓는 반면 LG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15' 전시회에서 새로운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제품인 퀀텀닷 TV를 공개하고 내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이미 '큐닷(QDOT)'이라는 상표명을 한국과 미국 등 여러 지역에서 출원했고, 관련된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관련 소재 개발을 내부적으로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V 시장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의 이같은 결정으로 내년 TV 시장은 결국 OLED보다 퀀텀닷TV가 주도하는 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소니가 문을 열어제낀 퀀텀닷TV 시장에 중국 업체들도 발을 들여놨기 때문이다.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상용화된 LCD 기술 중 가장 선명하고 색재현력이 높은 기술이다. 현재 사용되는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은 인광 발광 소자를 백라이트(BLU) 광원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를 퀀텀닷으로 대체하면 적·녹·청(R·G·B) 파장에 가까운 파장을 내면서 색재현성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같은 LCD 패널을 사용하면서도 더 높은 색재현성을 구현할 수 있다.이에 따라 관련 업계의 표정도 엇갈린다. LCD에 강점을 가진 진영은 반기고 있지만, OLED로의 전환에 열을 올리던 쪽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반색'하는 소니-머크-다우
우선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중 머크와 다우케미칼이 이를 반기고 있다. 머크는 아직 OLED 부문 포트폴리오에 경쟁력이 아쉬운 상황이다. 반면 LCD 부문에서는 100여년 전부터 연구해 온 노하우가 쌓여있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머크는 오랜 기간 삼성과 연을 맺어왔고 특히 LCD 분야에서는 관련 소재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왔다.
다우케미칼은 유해물질인 카드뮴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퀀텀닷 관련 소재를 다른 성분을 기반으로 한 소재로 대체한 나노코라는 업체와 손을 잡고 관련 생산설비를 천안 지역에 확충하는 등 신바람이 났다. 비록 OLED로의 전환은 안 됐지만, 퀀텀닷 시장에 빠르게 대응한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도 삼성의 퀀텀닷 출시를 은근히 반기고 있다. 이미 지난해 초 CES 2013에서 퀀텀닷 TV를 공개한 소니는 IFA 2014에서 중국 업체들이, 내년 CES 2015에서 삼성이 퀀텀닷 진영에 가세하면 퀀텀닷 TV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쉬운 LG와 장비업계
반면 OLED 부문에서 주도권을 쥐고 갈 계획이었던 LG그룹 관계사들은 다소 아쉬워하는 반응이다. 특히 OLED TV 시장에 홀로 남아있는 LG전자와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서둘러 퀀텀닷 TV 개발에 나서며 후일을 기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 상황의 변화에 대응한 여러 방안에 대해 항상 준비하고 있다며 퀀텀닷 기술은 결국 LCD 기술의 여러 가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 안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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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용 IHS테크놀로지 컨설턴트는 지난달 열린 SEMI 회원사의 날 포럼에서 “업계 1위인 삼성이 OLED 시장에 뛰어들지 않아 한 업체만 사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는 시장이 크는데 한계가 있다”며 퀀텀닷 TV가 내년 TV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도 아쉬움을 표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퀀텀닷은 기존 LCD에 LED 광원 대신 퀀텀닷 소재를 입힌 필름 한 장만 덧붙이면 된다”며 “신규 장비투자가 크게 필요하지 않아 특히 OLED 제조장비 업체들에겐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