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엔씨 지분 추가인수 의문점 세가지

왜 엔씨와 사전 협의하지 않았을까

일반입력 :2014/10/16 11:45    수정: 2014/10/16 11:45

김지만 기자

넥슨이 지난 2012년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 후 2년여만에 추가로 0.4%를 더 확보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15.08%까지 늘린 것에 대해 게임 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수합병이나 경영권 간섭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해석이 많은 가운데 세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왜 넥슨 재팬이 아닌 넥슨 코리아가 지분을 샀나?

이번 넥슨의 엔씨소프트 추가 지분 확보는 넥슨 일본법인이 아닌 넥슨 코리아가 주도해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16억 원을 넥슨 코리아 측에서 투자했으며 8만8천806주를 장내 매입 방식으로 획득했다.

지난 2012년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매입할 당시에는 넥슨의 일본법인이 나서며 14.68%를 매입했지만 이번에는 넥슨 코리아가 나서면서 그 이유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분 인수 관련된 사실을 엔씨소프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 일본 법인이 추가로 매입하게 되면 그 정황이 사전에 포착되고 엔씨소프트가 사전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숨기기 위해서 넥슨 코리아를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 단순 투자로 0.4%만 확보, 왜?

넥슨은 보도자료를 통해 엔씨소프트가 최근 주가 하락으로 기업의 본질가치보다도 주가 크게 낮다고 판단해 투자기업의 가치제고를 도모하기 위해서 추가 지분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말 투자 목적이라면 이보다 더 많은 액수를 투자해야 된다는 게 업계와 증권가의 중론이다.

게임업계 고위 관계자는 주식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주식이 반토막이 나서 일명 물타기를 하는 경우에는 기존 투자비용에 버금가는 금액을 수혈하는게 상식이라며 넥슨이 이번 투자목적으로 밝힌 금액은 기존 투자금액의 80분의 1에도 못미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번 추가 지분 획득을 발판으로 엔씨소프트와의 M&A나 경영권 확보의 가능성을 가늠해 보겠다는 넥슨의 의중이 뒤에 담겨있을 것이라고 고위 관계자는 언급하기도 했다.

■ 넥슨은 왜 5일 동안 엔씨에 함구했나

마지막으로 드는 의문점은 넥슨이 지분 확보후 5일 동안이나 함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8일 기타법인 지분 확보로 8만여주가 장내에서 소진된 것은 확인됐지만 넥슨 코리아가 매입했다는 것은 5일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넥슨은 5일 후인 14일 공시 직전 엔씨소프트측에 알렸다고는 하지만 지난 2012년 매입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사전 논의 없이 넥슨의 독단적인 판단에 의해서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 12조 및 동법 시행령 제18조에 의거하면 지분 15%를 초과하는 것에 대해 해당 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관련 신고서를 제출해야 된다. 때문에 넥슨은 공시 기한인 5일을 맞춰서 엔씨소프트에 알리는 동시에 공시로 관련 사항을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일부 관계자들은 넥슨 코리아가 주도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것과 5일 동안 함구한 것은 맥을 같이 한다고 언급했다. 넥슨이 이번 지분 매입과 관련해 엔씨소프트와 사전 협의할 마음이 없고 알리고 싶지도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다른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고위관계자는 엔씨 경영관련 고위관계자 뿐만 아니라 김택진 대표 또한 공시이후에 넥슨의 지분 매입사실을 안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의 현재 지분 구조를 살펴 보면 넥슨이 14.68%에서 15.08%로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뒤이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9.98%)는 2대 주주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의 자사주는 8.9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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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넥슨이 김택진 대표와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비중을 합한 약 19%를 넘길 정도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흔들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는 상태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두 기업간의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윤진원 커뮤니케이션실 실장은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던 만큼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공시 내용이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계속 주시할 것이다고 넥슨의 지분 확보 공시 후 공식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