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 "올플래시, 성능보단 안정성 먼저 챙겨야"

일반입력 :2014/09/29 08:53    수정: 2015/04/22 09:00

EMC가 올플래시 스토리지 도입시 성능보다 안정성을 중요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메시지 확산에 적극적이다. 플래시메모리 특성상 디스크보다 월등한 속도를 제공한다고 강조하는 경쟁사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

한국EMC 익스트림IO 사업부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유상모 이사는 지난 25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자사 올플래시스토리지 '익스트림IO(XtremIO)' 제품 특징, 사업 배경, 공급 실적, 고객 현황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EMC는 2년전 올플래시스토리지 전문업체 익스트림IO를 인수했고 지난해 11월 EMC 브랜드의 올플래시 제품을 정식 출시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지난해 집계한 SSD 스토리지 시장 점유율에서 EMC는 4위에 랭크됐다. 익스트림IO 출시 후 불과 2개월간의 내역만 포함한 결과라며, 올해 실적을 집계한 점유율 조사에선 EMC가 1위에 오를 것이라고 회사측은 자신감을 보였다.한국EMC에 따르면 한국은 아태일본(APJ) 지역에서 익스트림IO 사업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현재까지 한국에서만 금융, 제조, 통신, 공공, 게임, 인터넷 등 여러 부문 고객사 50곳에 익스트림IO 장비 150여대가 공급됐다.

기존 스토리지를 대체한 사례는 10%뿐이고 나머지는 신규 인프라 구축이었다. 가상데스크톱환경(VDI), 가상스토리지통합(VSI), 데이터베이스(DB)용 시스템 사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VDI, VSI, DB 모두 기업 환경에서 속도 이슈가 큰 서비스 인프라로 분류된다. 해당 고객사가 신규 인프라를 구축하며 저장장치로 올플래시스토리지인 EMC의 익스트림IO를 선택한 배경도 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EMC는 기업들이 올플래시스토리지를 도입할 때 속도외에 다양한 체크 포인트가 있다는 입장이다.

유 이사는 이미 디스크 기반 스토리지가 많이 빨라졌기 때문에 속도만을 염두에 둔다면 굳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기반 장비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며 기업들은 올플래시스토리지를 도입시 관리 편의성, 데이터 절감, 비용 효율성, 꾸준히 안정적인 성능을 내는지 등 여러 다른 요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MC는 익스트림IO 주요 장점으로 예측 가능성과 관리 편의성을 꼽는다. 중복제거와 압축 등으로 가용 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 스냅샷 사용중 성능저하가 없다는 점, 장애를 최소화했다는 점, 최적화 과정 없이도 최대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 전력과 상면비용 절감이 된다는 점도 부각했다.

하지만 이런 특징들은 EMC가 선보인 기존 스토리지 장비의 업그레이드 버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속도를 제쳐놓고 올플래시스토리지만의 차별화된 가치로 삼기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EMC는 익스트림IO만의 차별화 요소로 스케일아웃 방식의 인프라 증설에 따른 속도 및 수명 보장 효과를 제시했다.

유 이사는 올플래시 스토리지에 들어가는 SSD 장치는 기록 횟수 제약이 있지만 EMC는 스케일아웃 방식을 채택한 익스트림IO로 7년 이상의 수명과 성능 병목 현상이 없는 선형적 용량 증설을 보장한다며 소규모 시범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현업에 도입하는 본 프로젝트까지 단계별 증설이 가능하며 그 과정에도 동일한 속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7월 EMC가 새로 내놓은 익스트림IO '스타터 X브릭(Starter X-brick)'을 통해 가능해졌다. X브릭은 익스트림IO 인프라의 최소 운영 및 스케일아웃을 위한 시스템 단위다. 기존 X브릭은 컨트롤러 2개와 SSD 25개를 품었지만 스타터 X브릭의 SSD는 기존 절반 수준인 13개로 시범 프로젝트에 알맞다는 게 EMC의 메시지였다.

EMC는 이처럼 익스트림IO를 통해 기업 환경에 필요한 속도를 제공한다고 자부하면서도 성능이 올플래시스토리지의 전부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유 이사도 고객들은 올플래시스토리지 공급업체 고려시 제품 로드맵, 서비스 체계, 고객 지원, 회사의 재무상태, 스토리지에 대한 기술 경쟁력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플래시 관련한 EMC의 메시지는 플래시 스토리지 전문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노린 포석인 듯 하다.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장에서 EMC같은 대기업들은 기술력, 성능 면에서 군소 업체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지난 8월말 스토리지업체들의 올플래시 시장 비전과 실행력을 분석한 '솔리드스테이트어레이(SSA) 매직쿼드런트 보고서'와 별도로 고객사의 각 제품별 성능 만족도를 대조한 'SSA 핵심역량 보고서'의 진단이다.

관련기사

SSA 핵심역량 보고서에 따르면 솔리드파이어 SF시리즈, 퓨어스토리지 FA시리즈, 카미나리오 K2시리즈, 이렇게 올플래시 전문 벤처업체 3곳의 제품이 성능 면에서 크고 작은 기성 스토리지 제조사들을 넘어섰다. EMC의 익스트림IO는 HP의 3PAR 스토어서브7450 모델과 함께 공동 4위에 그쳤고 IBM 플래시시스템V840 모델이 6위를 이었다.

이처럼 익스트림IO를 넘어선 벤처업체 제품을 성능만으로 선택하려는 고객사에게 EMC는 할 말이 많다. 유 이사는 모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올플래시스토리지 업체는 향후 20%만 생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로드맵, 서비스, 고객지원, 기업 재무상황 등 조건을 갖추지 못한 업체는 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물론 이런 점에선 벤처업체가 대기업 EMC를 당해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