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바로 지금입니다”

장성현 한국오라클 EPM/BI 사업부 전무 인터뷰

일반입력 :2014/09/23 08:56    수정: 2014/09/24 16:51

“빅데이터에 대한 대부분의 생각은 광범위합니다. 나는 무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전문가 없으면 못한다고 하죠. 내가 궁금한 걸 해소해줄 수 있는 솔루션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빅데이터를 할 때입니다.”

장성현 한국오라클 EPM/BI사업부 전무의 말이다. 그는 최근 기자와 만나 오라클이 제공하는 빅데이터 가치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장성현 전무는 오라클 미국 본사와 아태지역본부에서 근무하다 올해초부터 한국오라클 EPM/BI사업부를 맡아 한국오라클의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작년 오라클은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분야를 위한 단독사업부를 조직했다. EPM/BI사업부는 하이페리온이란 기존 오라클BI제품 외에 엔데카, 리얼타임디시전(RTD), 엑사리틱스 등을 결합해 각 산업별, 고객별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부다.

오라클 엔데카는 텍스트마이닝과 검색, 시각화 등을 수행하는 엔진으로 구성된 SW다. 여러 데이터 소스에서 유형에 상관없이 모아 포맷을 표준화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그에 맞게 분석한 화면을 보여준다. 오라클 RTD는 특정한 룰을 자동화하는 제품이다. 엑사리틱스는 인메모리 기반 데이터베이스를 탑재한 실시간 분석용 엔지니어드시스템이다.

“오라클은 엔데카와 RTD, 엑사리틱스를 결합한 공급사례를 여러 건 보유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전략적으로 선도 IT회사 및 IT서비스 회사와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지요. 제조, 유통, 금융, 전자상거래 등의 국내기업이 오라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외국 오라클 고객사의 여러 빅데이터 활용사례를 공유했다.

미국 백화점브랜드 메이시는 오라클 RTD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으로 소개됐다. 메이시는 방문자가 웹사이트에 접속했다가 나가면 웹로그를 분석하고 고객프로필에 대입해뒀다가 차후 다시 찾아왔을 때 그가 원할 만한 것을 먼저 보여준다. 만약 1차 방문 때 검색한 걸 보여주면서 다른 추천제품을 함께 보여주고, 특정 비율 이하면 다른 경로를 보여주는 식으로 방문자의 구매를 최대한 유도한다.

“RTD는 한번 룰을 세팅하면 그 이후로 엔진이 자동으로 룰을 바꿔가면서 개인별로 최적화합니다. 그를 통해 메이시는 온라인 매출이 200% 성장했다고 해요. 시스템에 매번 새로운 코딩을 하는게 아니라, 한번 로직을 부여하면 계속 최적화하면서 성장하는 맞춤형 솔루션이죠. 이런 식으로 마스터카드도 쓰고 있고, 올해 들어 국내기업도 POC를 진행중입니다.”

장 전무는 빅데이터 솔루션에서 중요한 성격을 유용성과 유연성, 모비리티를 꼽았다. RTD나 엔데카가 특별한 지식없이 데이터 분석과 맞춤형 소비자접근을 하며 어느 곳에서나 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다.

“제품으로 접근하거나 이에 대한 기술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접근하기 시작하면, 모든 IT회사들이 너도나도 똑같은 게임만 하게 됩니다. 엔데카라면 코딩을 하지 않아도 궁금한 걸 볼 수 있구나, ETL만 해두고 원하는 내용을 점검해볼 수 있구나 하는 걸 고객에게 보여주는 거죠. 엔데카는 데이터 스트럭처와 스키마, 인덱스가 다 마련돼 있고, 사용자는 대시보드에서 조건들을 선택해 보게 됩니다. IT에 부탁하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걸 그 자리에서 즉시 볼 수 있지요. 유용성은 바로 셀프서비스와 연결됩니다.”

그에 따르면, 국내의 모 기업은 BI로 보던 데이터를 엔데카로 보고 있다. 이전에 매출은 성장하는데 적자를 보는 이유를 찾지 못했던 이 기업은 엔데카로 조건을 수시로 바꿔가며 원인을 찾아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한다.

“단순 로그가 아니라, 기업에 쌓여 있는 모든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엑셀이든 RDB 트랜잭션이든 레거시 데이터와 소셜, 커뮤니티 등의 데이터를 다 통합할 수 있어요. 조건을 바꿔가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 건 무한대로 깊숙하게 파고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어떤 기업의 인사팀에서 실행중인 빅데이터 활용법을 소개했다. 인적자원관리에 빅데이터를 독특하게 활용한 사례다.

“인사쪽에선 회사 내에 특정 탤런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누가 가졌는지는 잘 모릅니다. 인사기록카드는 DB화 돼있지 않고, 종이문서는 디지털화돼 있지 않죠. 직원이 퇴사할 때 보면, 어떤 자료는 이런 저련 형태로 통일돼 있지도 않고, 찾기도 힘들어요. 그렇다 보니 직원이 퇴사했을 때 그 이유를 모릅니다. 매니저 탓인지, 급여 때문인지, 일에 대한 불만인지 전혀 알지 못했던 겁니다. 요즘 5~10년차 직원들, 회사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하는 직원들이 많이 그만둔다고 해요. 기업으로선 핵심 인력이 빠져나가는데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인거죠.”

이 회사는 그래서 회사 안에 존재하는 인사 관련 데이터를 엔데카로 한데 모았다. 그랬더니 최근 그만둔 한 직원이 인사고과에서 전년보다 한참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더 깊이 분석해보니 최근 부서이동을 통해 새 직무를 맡았다가 회사를 그만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인사팀은 그 직원과 비슷한 패턴을 가진 직원을 따로 관리합니다. 인사팀 차원에서 인력을 자산화해 관리하는 거죠. 어떻게 관리하라고 부서에 지침을 내리는 게 아니라 탤런트와 사람을 연결시켜 관리하면서 인적 자산을 보호하고 갑작스러운 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게 됐습니다.”

그는 이어 토요타 사례를 들었다. 알라바마 공장에서 특정일자, 특정시간대에 출하된 차량에서 AS신청이 급증한 이유를 찾아낸 사례다.

“미국 어떤 특정 지역에서 판매되는 모델이 페인트가 계속 떨어져나갔다고 합니다. 아무리 이유를 찾아보려 해도 원인을 못찾고 있었죠. 그래서 생산데이터, BOM데이터, 온도, 시설 데이터 등 온갖 것을 다 모아서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도색 라인에서 발생했던 비일상적인 현상을 찾아냈습니다. 차량 도색할 때 페인트가 시퀀스로 칠해지는데, 어떤 날 그 순서가 달랐다고 합니다. 페인트 색깔마다 스프레이온도가 달라지는데, 도색 시퀀스가 바뀌면서 색깔에 맞지 않는 온도로 스프레이가 데워져 있었던거죠. 토요타는 스프레이 온도와 분사속도, 자동화 로봇 설정 등을 테스트해 해결했고, 품질관리로 연결시켜 베스트프랙티스로 배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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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소개한 여러 사례는 오라클에서 주도적으로 해결한 게 아니다. 오라클의 고객이 오라클 제품을 활용해 가치를 찾아낸 사례다.

“ 제 생각에 ‘이것이 빅데이터다’라고 우리가 말해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인더스트리에 종사하는 분이 자신의 원하는 바를 가장 잘 알지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가치를 얻게 되는 것이 오라클에서 보는 빅데이터입니다. 빅데이터의 가치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빅데이터는 바로 지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