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메모리 시장, 삼성에 초격차 기회

낸드 시장에선 도시바 주의할 필요

일반입력 :2014/09/19 18:03    수정: 2014/09/19 21:11

이재운 기자

“모바일, 메모리 시장 정체 속에 오토모티브, 컨슈머, 산업용 시장 주목”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이 점차 다양화되고 새로운 수요 모색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가 강점을 보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거의 성장을 하지 않지만 대체 기술이 많지 않고 기술경쟁력에서도 앞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19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최한 포럼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이 전반적으로 큰 변동 없이 완만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수겸 한국IDC 상무는 올해 반도체 시장규모를 전년 대비 5% 가량 성장한 3천3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며 점차 성장률이 완만하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4%로 예상했다.

지난해 기준, 3120만달러 규모의 전체 반도체 시장 중에서 상위 10개 업체의 비중은 3분의 1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았지만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등 무선제품용 반도체 시장(920억달러)과 자동차용 오토모티브 시장(230억달러)에서는 상위 10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 상대적으로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또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용 칩셋 시장은 점차 둔화되겠지만 애플 M시리즈와 같은 코프로세서와 NFC, 블루투스, 비콘 등 무선통신 관련 칩셋, 무선충전 칩셋, 모바일 D램의 새로운 방식인 와이드I/O 등이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 떠오르고 있는 영역으로는 오토모티브를 비롯해 컨슈머 제품군과 산업용 제품군 시장이 꼽혔다. 사물인터넷(IoT)의 확산에 따라 제조업 공정 자동화와 스마트홈 솔루션 등장으로 이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의미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D램은 연평균 성장률이 0%대에 머무르고, 낸드플래시의 경우 1%대로 그나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경우 3~5개 업체의 과점 체제가 지속되고 있어 당초 예상한 수급 전망과 다르게 시장이 움직이며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일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 전반적인 생산능력(Capacity) 변동도 거의 없을 것으로 봤다.

이 밖에 도시바의 15나노 공정이 타사 공정보다 효율이 좋아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도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SSD 시장이 열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낸드 업계가 아직 가격을 낮추지 못한데 있다고 진단하며 현재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삼성전자에게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과거 아이팟과 디지털카메라 수요 증가에 따라 낸드 수요 증가에 맞춰 삼성전자가 초기 대규모 투자로 승기를 잡았던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 시안 팹에 적용한 3D낸드 적층 기술과 내년부터 적용할 핀펫 공정 투자에 집중해 유도전류 증가를 방지하는데 성과를 내면 생산비용 절감을 통해 후발주자들과 큰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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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트리플레벨셀(TLC) 3비트 제품으로 전환해 비용과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전망에 대해서는 커패시터 면적 제한에 따른 대안기술 부재로 현재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큰 무리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