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을 인수했다. 대성공을 거둔 인디게임사를 소프트웨어 거인 MS가 인수했다는 소식에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IT 인프라 전문가 및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MS의 마인크래프트 인수는 화제다. MS로 넘어간 마인크래프트의 기반 기술이 어떻게 바뀔지가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로 부상했다.
PC용 마인크래프트는 자바 언어로 만들어졌다. 마인크래프트 멀티플레이 서비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위에 올라가 있는 상태다. MS의 닷넷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경쟁 관계인 플랫폼이다.
폭발적인 반응이 올라온 레딧에서 한 회원은 마인크래프트2가 윈도 독점으로, 다이렉트X12와 C#이나 C++ 기반으로 나올까봐 걱정된다고 적었다.자바는 한동안 MS에게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MS는 자바의 대척점으로 닷넷 프레임워크과 C#을 만들어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때문에 MS가 마인크래프트의 기반 플랫폼을 닷넷으로 바꿀지 모른다는 추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오늘은 'minecraft.jar', 내일은 'minecraft.exe'란 비아냥이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MS가 마인크래프트와 모장 개발진을 인수함으로써 자바 역량을 강화하게 될 것이란 예상도 제기됐다.
호주의 한 블로거는 가능한 시나리오는 MS가 마인크래프트를 자바에서 더 직접 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포팅하는 것이라며 이는 코드에 막대한 파괴를 수반해 단기간에 일어날 것 같지 않고, 도전하기에도 성가신 일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MS는 필연적으로 자체 핵심플랫폼을 선호하겠지만, 과거에도 자바 전체를 무시하진 못했었다며 자바 소유주인 오라클과 작년 파트너십도 맺어 애저용 자바 SDK를 만들었고, 비주얼스튜디오 자바 플러그인도 있다고 언급했다.
MS는 보도자료에서 클라우드, X박스 라이브, 모바일 기술에 대한 투자가 사용자로 하여금 더 풍부하고 빠른 세계, 더 강력한 개발툴, 마인크래프트 커뮤니티와 연결될 더 많은 기회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가 마인크래프트의 강점으로 개방형 생태계를 언급했다는 점은 반발심을 가진 사용자에게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호주의 한 블로거는 비주얼스튜디오의 자바 지원이 빠르게 개선되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며 더 그럴싸한 시나리오는 MS가 마인크래프트 서버를 애저 환경에 올려 게임 뒷단의 연산처리를 애저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인크래프트 인수는 MS에게 애저에서 자바 지원을 강화하는 부가혜택을 줄 것이라며 현재의 자바 플랫폼에게 좋은 소식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언급되는 마인크래프트 서버는 마인크래프트의 멀티플레이 서비스인 '마인크래프트 렐름(Minecraft Realms)'이다.
올해 1월 모장은 AWS를 통해 마인크래프트 렐름을 서비스한다고 발표했다. 모장에 따르면, EC2, 엘라스틱블록스토리지, 관계형데이터베이스서비스, S3, 엘라스틱로드밸런싱 등이 활용되고 있다.
AWS를 맹추격해온 MS로선 마인크래프트 서비스의 기반 인프라를 위해 경쟁사에게 인프라 비용을 지불하기를 거부할 수 있다. 애저의 자바 성능을 높여 마인크래프트 인프라를 옮겨버리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다. MS는 타이탄 같은 자체 개발 X박스 게임을 애저 기반으로 개발하고 서비스하고 있다.
MS는 모장 인수를 선언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마인크래프트의 PC, iOS, X박스,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테이션 용 버전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MS 외 플랫폼에도 계속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여기서 PC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과연 MS가 맥과 리눅스 사용자를 얼마나 배려해줄 것이냐에 대한 의구심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레딧의 어떤 리눅스 사용자는 MS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며 슬픈 소식이다. 이제 마인크래프트를 하지 않겠다고 적기도 했다.
그간 MS에서 보여온 여러 반 사용자적 행태를 비꼰 표현도 적지 않다. 한 사용자는 내가 걱정하는 건 윈도나 X박스원에서만 되는 마인크래프트2가 아니다며 인증되지 않은(Unauthorized) 구형 IE 버전에서 마인크래프트 계정 접속하는 걸 막는게 걱정이다고 적기도 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마인크래프트를 X박스원 콘솔 중심으로 바꾸는 건 우려스럽다며 콘솔 마인크래프트는 개방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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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도 없지 않다. 마인크래프트 게임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모드'를 위한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모장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PC와 맥, X박스360, X박스원, PS3, PS4, 비타, iOS, 안드리이드 버전 개발과 판매, 지원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며 MS가 다른 회사의 결정을 만들 수 없고, 미래에 만들어갈 것을 선택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