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1970년대에 간첩 행위로 활용된 미중앙정보국(CIA)의 기발한 스파이 도구들이 공개됐다.
15일 일본 씨넷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CIA가 사용했다고 공개한 몇 가지 스파이 도구들을 소개했다.
먼저 CIA가 연구 개발한 도구는 ‘드래곤플라이 인섹토쏘프터’(Dragonfly Insectothopter)다. 이 소형 무인기는 잠자리 같은 모양으로, 첩보 활동을 위해 만들어졌다. 날개 짓을 위한 소형 엔진이 탑재돼 있으며 뒤쪽에는 추진력을 높이기 위한 분출구가 설치돼 있다. 테스트는 순조롭게 이뤄졌지만 실제로 사용된 경우는 없었는데, 이유는 조금이라도 옆에서 바람이 불면 사용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CIA는 첩보 활동의 수단으로 다양한 동물을 철저하게 연구했다. 그 일례가 ‘어쿠스틱 키티’다. 어쿠스틱 키티는 고양이에 전지와 마이크를 내장, 꼬리에 안테나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고양이가 돌아다니는 동안 마이크에 담긴 음성이 CIA에 전송되는 방식이었다.
어쿠스틱 키티의 첫 번째 임무는 소련의 건물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도청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어쿠스틱 키티를 장착한 고양이는 도로를 건너는 도중 택시에 치여 사망했다. 해당 프로젝트에 투입된 비용은 2천500만 달러(약 259억4천만원)로 추산됐다.
세 번째 첩보 도구는 ‘피존 카메라’다. 비둘기가 작은 배낭을 맨 것처럼 보이는 이 도구는 사실 CIA의 카메라다. 비둘기가 비행기보다 훨씬 낮은 곳을 날기 때문에 항공사진보다 고품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는 것이 CIA의 설명이다. CIA는 카메라를 일정 시간 경과 후에 시작하도록 설정하고 특정 표적 위를 날 때 일정한 간격으로 정지 화상을 촬영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촬영했는지는 지금도 기밀을 유지하고 있다.
1950~1960년대이 이 키트만 있으면 눈에 띄지 않는 도청기를 설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숨기기 쉽도록 가늘고 길게 만들어진 봉투 안에 수동식 드릴, 전선, 마이크가 포함돼 있다. 드릴을 사용해 구멍을 뚫었는데, 돌담까지 뚫었다고. 첩보원은 드릴 밑바닥을 자신의 복부에 파묻고 드릴을 손으로 돌려 구멍을 뚫어 그 안에 마이크와 전선을 넣었는데, 이것은 고통을 수반하는 불쾌한 작업이었기 때문에 드릴에는 ‘벨리 버스터’(배치기)라는 별명이 붙었다.
여성 스파이를 위한 도구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화장 콤팩트를 개조한 것으로 거울 부분에 암호가 인쇄돼 있었다. 단어와 숫자로 구성된 일련의 암호가 적힌 이 콤팩트는 거울을 올바른 각도로 해야 암호를 읽을 수 있다.
은화도 예전에는 첩보 활동을 위한 도구로 사용됐다. 지금은 개인용 부적이나 소장용으로 인기가 높지만 과거 CIA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초상이 그려진 70년대 은화에 메시지와 필름을 몰래 넣는데 사용했다.
밀봉된 편지를 몰래 읽는 데에도 CIA는 기발한 도구를 사용했다. 2개의 얇고 긴 꼬챙이를 봉투 모서리 풀이 붙어 있지 않은 부분의 틈새에 삽입하고 편지를 꼬챙이에 바짝 휘감는 식으로 편지를 꺼내 읽었던 것이다. 또 편지를 꺼내 내용을 읽은 뒤 다시 봉투 안에 넣는 것까지 가능했다고.
CIA는 무인 비행기뿐 아니라 무인 잠수정 기계인 ‘찰리’(Charlie)도 개발해 약간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고기 로봇은 첩보 활동 자체 때문이 아니라 수중 로봇에 어떤 기술이 요구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설계됐다. 찰리는 속도, 내구성, 기동성, 심도 제어 능력, 정확한 항해 능력,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기체 크기는 61cm였으며, 기체에 밸러스트(배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 안전을 위해 배의 바닥에 싣는 중량물) 시스템, 꼬리 부분에 추진 장치, 가시에 통신 기능이 장착됐다. 찰리는 물 샘플을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관련기사
- "쓸쓸하세요?" 사람 감정 읽어내는 큐브2014.09.15
- ‘어시스트 슈트’ 곧 실용화…“무거운 짐도 거뜬”2014.09.15
- CIA, 美상원 PC 불법 열람 인정...논란↑2014.09.15
- CIA “음모론 속 51구역은 U-2 비밀기지”2014.09.15
지금은 세련된 스마트폰이 당연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과거 이 카메라는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구식 모델로 보이지만 이안 리플렉스 카메라 ‘테씨나’(Tessina)는 당시의 최첨단 기술이었다. 특별한 카세트에 장전된 표준 35mm 필름에 고품질 14mm X 21mm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테씨나는 매우 작기 때문에 CIA 요원은 특별히 개조된 담뱃갑 안에 이 기기를 숨겨 다녔다.
CIA는 골전도 분야에서도 앞선 기술을 가졌었다. 이 개조된 담배 파이프는 몸통에 민감한 라디오 안테나가 포함돼 있어 흡연에 사용할 수는 없었다. 대신 첩보원은 파이프를 입에 물고 골전도 방식으로 턱을 통해 전달되는 음성을 듣는 데 이 기기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