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가 맛집 앱을 살릴 수 있을까?

콘텐츠 기반 개인화 내세운 망고플레이트 관심

일반입력 :2014/09/05 07:00    수정: 2014/09/05 10:47

황치규 기자

한국에서 맛집 서비스는 잘 안되는 사업으로 통한다. DB가 부실해서 일수도 있고 네이버 블로그로 충분해서 일 수도 있다. 짜고 치는 고스톱 성격인 알바 리뷰가 기승을 부린 탓이란 해석도 있다. 정부 규제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분명한 것은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에서 독립적인 맛집 서비스는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지역 정보 서비스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옐프 스토리는 아직 나라밖 얘기일 뿐이다.

잘 안된다는데도 맛집 서비스를 향한 도전장들은 끊이지 않고 던져진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맛집 서비스들이 주목을 끄는 모습이다. 지난해말 출사표를 던진 망고플레이트도 그중 하나다.

빅데이터 기술로 무장한 맛집 서비스가 '맛집 서비스는 안된다'는 세간의 고정관념을 깰 수 있을까? 두고봐야 알겠지만 망고플레이트 멤버들은 사용자들이 계속찾는 맛집 서비스는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자신감을 보인다.

단, 조건이 있다. 네이버 블로그에선 누릴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망고플레이트에 따르면 그동안 맛집 서비스들이 잘 안풀린건 네트워크 효과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좋은 리뷰를 만들고, 그게 쌓여 더 많은 사용자들이 찾아오게 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한데, 그게 없었다는 것이다. 옐프가 성공한 것도 선순환 구조가 있어서였다.

김대웅 망고플레이트 공동 대표는 기존 맛집 서비스에는 정보는 있지만 사용자가 찾기 힘들었고 알바 리뷰와 진짜 리뷰가 같은 대접을 받다보니 조작이 가능했다면서 좋은 콘텐츠를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망고플레이트식 선순환 구조의 시작은 좋은 리뷰에서 시작된다. 이걸 기반으로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핵심이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취향을 분석한다는 점에서 망고플레이스트는 옐프와는 차이가 있다.

유호석 공동대표는 옐프는 검색을 하면 사람마다 같은 결과가 뜬다. 친한 친구들이라도 취향은 다르게 마련인데, 각각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리뷰 콘텐츠를 제공하면 특정 사용자에 적합한 식당을 빨리 찾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

취향을 분석한다는거,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어설프게 분석할 거라면 가만히 있는게 나은 경우가 많다. 맛집은 특히 그렇다. 영화는 책은 추천 받으면 그런저럭 만족할만 한데 맛집 정보는 내공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호석 대표는 한두가지 정보를 갖고 취향을 분석하면 결과가 안좋을 수 있다면서 다른 맛집 추천 서비스들은 사용자 행동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망고플레이트는 식당을 찾는 시간대, 가격, 유사한 이들의 취향을 모두 고려해 추천해준다고 강조했다.

망고플레이트는 데이터 인프라로 하둡과 관계형 DB를 사용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취향이 비슷한 친구를 찾아주거나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한국의 식당들은 자영업자들 위주다보니 흥망성쇠를 반복한다. 어느날 갑자기 문닫는 식당들이 많다. 묻닫은 식당을 추천하는 것은 맛집 서비스 입장에선 치명타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망고플레이트는 양보다는 질 위주의 식당DB 확보에 신경을 쓰는 모습. 망고플레이트가 확보한 식당DB는 현재 18만개다. 50만개 정도 확보했는데 검증된 것들만 추려내다보니 숫자가 줄었다고 한다. 김대웅 대표는 자주 쓰는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닫힌 식당 정보를 알려주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뻔한 얘기지만 망고플레이트는 사용자가 체감할만한 양질의 맛집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빅데이터 기술을 투입한 것도,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같은 추천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모두 이와 관련 있다.

추천은 알고리즘을 카테고리안에서 얼마나 최적화시킬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데이터가 많이 쌓일 수록 정교한 추천은 폭발력을 갖게될 것이란게 김대웅, 유호석 공동대표의 설명이다.

망고플레이트는 리뷰를 잘 쓰는 이들에게 보상해주기 위해 서비스에 게임화 요소도 적용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사용자 경험을 해치면서까지 스폰서를 챙기는 전술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김대웅 대표는 망고플레이트는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오염이 덜 돼 있다면서 어뷰징이 적다보니 믿을만하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망고플레이트 누적 앱 다운로드수는 20만회 정도다. 월간 사용자수는 5만명 수준이다. 수익 모델은, 아직 정해진게 없다. 그랬는데도 여기저기서 투자를 받았다.

김대웅 대표는 수익 모델에 너무 욕심을 부리면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만들고, 사용자 만족도를 흔들지 않는 범위안에서 수익 모델을 적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콘텐츠성 광고나 콘텐츠 소비를 도와주는 형태의 타깃 광고를 예로 들었다.

망고플레이스트는 맛집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맛집 서비스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 같다. 회사측은 현재 맛집을 시작으로, 헬스, 뷰티 등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카테고리로의 진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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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웅 대표는 라이프 스타일 관련 개인화된 기능을 제공한다면, 사용자들에게 매우 편리한 서비스가 될 것이다며 분석과 추천 역량에 기반한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예고했다.

맛집 하면 어딘가 한국형 비즈니스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데, 들어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유호석 대표는 맛집 서비스들이 아시아권 시장에 현지 업체와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