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독일을 포함해 미국과 중국 베이징에서 동시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는 이번에도 '국내판 퀄컴, 해외판 엑시노스'의 법칙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최신 모델인 엑시노스 5433과 스냅드래곤 805가 짝을 이뤘다.
높은 호환성과 안정적인 성능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높고 최신 통신 기술인 LTE Cat.6를 지원하는 퀄컴 스냅드래곤805와 삼성전자가 개발한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를 탑재한 두 가지 버전으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
■ 검증된 AP '스냅드래곤 805'
갤럭시노트4 국내 출시 버전에 어떤 AP가 투입될지는 이미 지난 6월 스마트폰 벤치마크 앱인 안투투로 측정된 결과가 유출되며 일찌감치 퀄컴 스냅드래곤 805로 점쳐졌다. 실제 국내판에 쓰인 AP는 스냅드래곤 805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퀄컴이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일부 물량에 한해 최대 작동 주파수를 높여 오버클록된 버전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는 이런 조정이 들어가지 않았다.
갤럭시노트3의 풀HD(1920×1080 화소)에 비해 약 1.78배 늘어난 QHD 해상도(2560×1440 화소)를 지탱하기 위한 내부 그래픽칩으로 아드레노 420이 투입됐다. 삼성전자 갤럭시S5 광대역 LTE-A, LG전자 G3 Cat.6와 같다. 따라서 성능 면에서는 LG전자 G3 Cat.6를 포함해 최신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다.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서로 다른 주파수 세 개로 동시에 데이터를 주고 받는 3밴드 광대역 LTE-A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KT도 추가로 2.1GHz 대역을 LTE로 쓸 수 있게 됐다. 이런 추세에 부합하기 위해 통신칩(모뎀)은 퀄컴 MDM9235를 썼다. 이 역시 기존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다.
■ 최신예 빅리틀 엑시노스 '5433'
또 다른 버전에는 엑시노스 5433(1.9GHz 쿼드코어+1.3GHz 쿼드코어)을 썼다. 정식 공개 전 개발명은 '헬싱키프로'로 불렸다. 3일 정식 출시된 삼성전자 메탈 스마트폰, 갤럭시 알파에 쓰인 엑시노스 5430보다 작동 속도가 약간 높아졌지만 저전력 고효율 4코어와 고성능 4코어를 조합한 8코어(옥타코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기본적으로 저전력 고효율 4코어가 먼저 작업에 투입되며 게임이나 벤치마크 등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고성능 4코어까지 투입하는 빅리틀 구조다. QHD 해상도를 받쳐 줄 내부 그래픽 칩은 ARM에서 가장 고성능으로 꼽히는 말리 T760이 쓰였다. 내부에 그래픽코어 16개를 내장했고 AP와 주고 받는 데이터를 압축해 부담을 줄이는 AFBC 기술, 화면에서 고정된 부분은 제외하고 변화하는 부분만 새로 그려 전력 소모를 줄이는 스마트 컴포지션 기술을 내장했다.
통신칩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모뎀 300 계열이 탑재된 것으로 보이지만 갤럭시 알파와 동일한 엑시노스 모뎀 303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퀄컴 스냅드래곤 805 vs. 삼성 엑시노스 5433, 성능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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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것은 성능차이다. 지난 6월 안투투 벤치마크를 통해 공개된 바에 따르면 엑시노스 5433이 스냅드래곤 805에 비해 메모리 속도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항목에서 앞섰다. 당시 공개된 총점 역시 엑시노스 5433이 더 높았다. 물론 이는 개발 중인 제품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며 실제 제품의 성능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처럼 두 종류의 AP를 투입하는 이유는 초대작인 갤럭시노트 이후 지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현상이다. 당시 LTE 망을 탑재하고자 하는 통신사 요구때문에 퀄컴 스냅드래곤 S3를 썼던 국내판은 심한 배터리소모와 떨어지는 성능으로 홍역을 치렀다. 갤럭시노트2는 국내판·해외판 모두 갤럭시S3에 쓰인 엑시노스 4412 칩을 썼지만 갤럭시노트3에서는 LTE-A 지원때문에 다시 이원화 체제로 돌아서기도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4에 독자 개발한 엑시노스 모뎀칩을 탑재하며 통신칩 시장에서 퀄컴 의존성을 줄이고 독자 기술력을 이어나갔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