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페이스북, 애플 같은 미국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의 인수 방법이 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투자은행과 전문가 자문에 의존했다면, 점차 독자적으로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쿼츠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업들이 투자은행의 자문 없이 다른 기업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천억원 이상 규모의 인수 건 중 투자 은행의 자문 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10년 전에는 27%였던 반면, 올해는 69% 정도로 상승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구글 CEO인 래리 페이지는 인수를 진행할 때 ‘칫솔테스트’를 한다. 인수할 서비스나 제품을 사람들이 하루에 한 번 이상 사용하는지, 더 나은 삶을 만드는지를 질문하는 것이다. 래리 페이지는 그동안 통상적으로 봐왔던 기업의 실적이나 가치 평가, 현금 흐름 등을 인수 조건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고,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가치와 수익성을 생각한다.
구글 기업투자부문 부사장인 도널드 해리슨은 “은행권 종사자들은 기업 인수 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애플과 페이스북 등 다른 미국 핵심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애플이 올해 비츠를 약 30억달러(약 3조320억원)에 인수했을 때도 자문료가 들지 않았다.
페이스북 또한 투자은행 자문 없이 오큘러스를 23억달러(약 2조5천억원)에 인수했다. 실제로 오큘러스 인수는 속전속결로 진행된 것으로 유명하다. 저커버그는 오큘러스 CEO와 저커버그 집에서 만찬을 같이 하며 실무 책임자들과 함께 계약을 성사시켰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할 때도 저커버그는 우선 그 기업들의 CEO와 친분을 맺었다. 서로를 잘 알아야지 제품에 대한 대화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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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기업투자부문 부사장 아민 조포넌은 “다른 기업들이 인수를 통해 그들이 얼마를 벌 수 있는지 생각할 때, 우리는 기술적인 것을 생각하고 미래에 베팅한다”고 말했다.
미국 IT 기업들은 투자은행이나 전문가들에게 의존하는 방법 대신 기업에 인수팀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은 투자은행을 피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들은 투자 전문가를 영입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