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히는 스마트폰 대체 왜 필요할까요?

펼치면 태블릿 접으면 폰…두루마리 징검다리

일반입력 :2014/08/20 17:03    수정: 2014/08/22 07:53

정현정 기자

단순히 휘어져서 고정된 형태의 커브드 스마트폰을 넘어서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형태의 모바일 기기가 조만간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모바일용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에 주력해 온 삼성전자를 필두로 제조사들이 관련 특허 확보에 나서는 등 물밑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활용도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지만 업계에서는 궁극적으로 종이처럼 둘둘 말아 간편하게 휴대하거나 자유자재로 모양을 변형시켜 신체에 착용하는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중간과정으로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20일 페이턴틀리모바일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USPTO)은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출원한 폴더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공개했다. 공개된 특허는 화면에 아무런 손상 없이 지갑처럼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형태의 모바일용 폴더블 디스플레이로 접히는 각도나 방향을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에는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책처럼 접히는 형태의 태블릿 디자인 특허(US D696,693)를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직각으로 구부릴 수 있는 형태의 태블릿 제품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또 지난 2012년에는 두 번 접히는 형태의 태블릿 관련 특허가 공개된 바 있으며, 지난해에도 가변형 디스플레이 활용 기술 특허를 통해 단순히 구부리는 형태를 넘어서 반으로 접거나 두루마리처럼 돌돌 말 수 있는 형태의 모바일 기기 디자인을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삼성전자 애널리스트데이 행사에서는 일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접히는 형태의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5년에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모두 현재 상용화된 커브드 디스플레이 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들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은 단순히 휘어진 형태의 커브드(curved)에서 구부릴 수 있는 벤더블(bendable), 접을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형태로 진화한 후 최종적으로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rollable)이나 크기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스트레처블(stretchable) 형태까지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벤더블이나 폴더블 자체로도 모바일 기기에 적용됐을 때 활용도가 낮지 않다. 벤더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경우 마치 노트북처럼 화면을 90도로 세워 사용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상태로 화면을 구부려 시계나 달력처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면 반으로 접을 경우 4인치대 스마트폰으로, 화면을 펼치면 8~9인치대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화면을 두 번 이상 접을 경우 대형 태블릿도 여성용 컴팩트파우더 크기로 핸드백에 넣어서 다닐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에 출원한 가변형 디스플레이 활용 기술 특허를 통해 수신된 메시지 내용에 따라 디스플레이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는 스마트폰을 소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사랑해(I love you)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으면 디스플레이가 하트 모양으로 변하는 식이다. 전화를 건 사람에 따라 디스플레이 모양이 자동으로 변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업계관계자는 “디스플레이를 접을 수 있는 형태로 설계할 경우 펼치면 태블릿, 접으면 스마트폰으로 쓸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사이즈의 제품을 하나의 제품으로 녹일 수 있다는데 상당한 장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작은 크기의 스마트폰보다는 태블릿이나 TV처럼 더 큰 사이즈의 기기들의 경우 접어서 휴대하고 다닐 수 있다면 편리함이 배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롤러블이나 스트레쳐블 디스플레이 단계까지 발전할 경우 활용도는 더욱 무궁무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제작한 영상 광고에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의 미래 활용방안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다양한 진화 제품들이 등장한다.

동그랗게 말린 AMOLED를 펼치면 영상통화가 진행되고 이를 양손으로 잡고 늘리면 화면이 두 배로 커지기도 한다. 디스플레이를 둥글게 말아 텀블러 외부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하거나 태블릿을 여성용 클러치 형태로 휴대가 간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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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적인 특성이 강조되는 모바일 제품 외에도 야전 상황에서 관련 데이터를 전송받거나 실시간으로 통신이 가능한 군사용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나 디지털 광고판, 웨어러블 컴퓨터 등 중대형 디스플레이 분야까지 적용 분야를 확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업계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나 벤더블 디스플레이는 완벽하게 접히는 형태의 롤러블 디스플레이로 가기 위한 진화 과정 중에 하나로 볼 수 있다”면서 “현재로써는 관련 사용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소구점을 찾기 힘들 수도 있지만 본격적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적용 제품들이 상용화되면 더욱 다양한 활용방안이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