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진흥원장 공모 마감…관피아?

일반입력 :2014/08/06 09:21    수정: 2014/08/06 15:25

부패와 비리에 의한 사건·사고로 ‘관피아’ 척결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신임 한국인터넷진흥원장에 전문성이 결여된 청와대 출신 낙하산 인사가 지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업계가 떠들썩하다.

업계는 역대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들이 제 임기를 채운 적이 한 차례도 없고, 인터넷 보안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만큼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가 임명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마감된 한국인터넷진흥원 신임 원장 공모에 ▲김영환 전 KT부사장 ▲김철균 전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 ▲백기승 전 청와대 국정홍보기획비서관 ▲오경수 전 롯데정보통신 사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업계는 청와대 출신 인사의 지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날로 기승을 부리는 사이버 침해사고의 예방과 대응, 올바른 인터넷 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관련 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청와대 인사의 경우 관피아 척결에 나선 정부의 방침과 정치권 낙하산 인사에 우려를 가진 사회 분위기와 정면 대치되는 인물이란 것이 업계의 평가다.

청와대 출신 2명의 이력은 상당히 다른 편이다.

백기승 전 홍보기획비서관은 연세대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인물이다. 지난해부터 올 5월까지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국정홍보비서관을 지냈다. 또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보상황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이전에는 대우그룹 최연소 홍보임원을 맡기도 했다.

김철균 전 뉴미디어비서관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2011년 제7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에 올랐다. 2010년 7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는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실 뉴미디어비서관을 지냈으며,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대외협력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한편 지난 2009년 3개 기관 통합과 함께 출범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역대 원장들이 단 한 번도 제 임기를 채운 적이 없다는 사실에도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성이 결여된 관료 출신이나 정치권에서 꽂은 낙하산 인사가 임명될 경우 기존의 문제가 악순환 되지 않겠냐는 비판이다.

초대 원장인 김희정 현 여성가족부 장관의 경우 임명된 지 1년이 채 되지도 않아 청와대 대변인으로 갔으며, 2대 원장이었던 서종렬 전 원장은 불명예 퇴진했다. 3대 원장이었던 이기주 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도 임기 3년 중 1년만 소화하고 자리를 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난 2009년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한국인터넷진흥원(NIDA),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을 통합해 출범했다. 그간 세 차례 공개 모집을 통해 원장을 뽑아왔지만 관피아 논란이 계속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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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지원자에 대한 정보나 신상은 공개할 수 없지만 15명에서 20명 사이의 인원이 4대 원장 공모에 지원한 사실은 맞다”며 “금주 서류 심사를 거쳐 면접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미래부에 적임자를 추천할 예정인데, 최종 결정은 미래부가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신임원장 자격 요건에 대해서는 “진흥원이 인터넷 진흥업무, 정보보호, 국제협력 기관이 합쳐진 기관이다 보니 특정 분야보다는 인터넷의 진흥과 규제, 그리고 국제협력까지 종합적으로 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