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700MHz 주파수 할당 이슈가 부처간 논쟁에서 업계간 논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의 발언 이후 미래창조과학부가 불편한 심리를 드러냈고, 이동통신업계와 지상파방송사는 관련 협·단체를 내세워 잇따라 자기 진영에 유리한 성명서를 내고 있다.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두고 수요는 넘치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빚어진 일이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정부가 장기적인 정책방향 설정과 일관성 없이 사업자들에게 끌려다닌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재난망 이슈가 불거지고 여기에 700MHz 주파수 이해관계까지 얽히자 방송통신업계가 더욱 분주하게 움직이는 형국이다. 남은 주파수라도 차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3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한국방송협회가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700MHz 주파수를 요구하고 나섰다.
KTOA는 성명서에서 “700MHz 대역 주파수 용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이 제기된 것은 유감”이라며 “이동통신 용도로 40MHz폭을 우선 배분한다는 기존 정책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지난 28일 기자단 간담회 자리에서 “20MHz 폭은 재난망으로 가는데 이견이 없지만 통신 쪽 40MHz 폭을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데 구 방통위 때 결정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니 원점에서 협의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한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최성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이동통신업계는 물론 미래부도 반기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강성주 미래부 정보화전략국장은 “최성준 위원장의 발언에 말씀 드리기 어렵지만 개인적인 희망을 이야기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 공식 입장이 아니라 사견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반면, UHD 방송을 위해 700MHz 주파수 54MHz 폭을 요구하고 있는 지상파방송에서는 최 위원장의 발언대로 주파수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방송협회는 성명서에서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700MHz 대역 전체를 재난방송이 포함된 공공안전 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구축 계획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시점에 수립돼 합리성이 결여된 기존 주파수 정책의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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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망 할당과 함께 700MHz 대역을 공공안전대역(가칭)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대립을 놓고 재난망이란 기회를 틈타 자기 진영의 입장만 관철시키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