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햇이 64비트 ARM서버 영역에 파트너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기술 및 생태계 조성에 시나섰다. ARM 프로세서 기반 서버가 데이터센터 시장의 또다른 대세가 될 것을 인정한 셈이다.
미국 지디넷은 30일(현지시각) 리눅스 선두업체 레드햇과 파트너들이 'ARM 파트너 조기도입프로그램(EAP)'을 통해 데이터센터용 64비트 ARM 프로세서에 돈과 자원을 투입 중이라고 보도했다.
레드햇은 자사가 꾸리는 ARM 파트너 EAP에서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초기단계 개발 소프트웨어(SW), 문서, 도구를 제공하고 ▲파트너들과 공통표준에 기반하는 단일 64비트 ARM서버 플랫폼을 만들고 ▲공통 SW개발 플랫폼을 제공해 리나로엔터프라이즈그룹(LEG)같은 생태계 내부 혁신을 가속하고 ▲ARM 생태계서 수렴한 파트너 요구사항으로 다중 하드웨어 디자인을 지원 가능한 통합 공통 SW플랫폼을 만드는 등 4가지 목표를 추구할 방침이다.
그간 레드햇은 64비트 ARM 프로세서 구동 환경에 본격 대응하진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용 제품으로 공급하는 '레드햇엔터프라이즈리눅스(RHEL)'에 관련 기술을 지원한 적이 없었다. 이는 64비트 ARM서버 유행에 민감하게 대응해 온 경쟁사 캐노니컬의 배포판 우분투(Ubuntu)와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5월부터 레드햇의 오픈소스 커뮤니티 기반 리눅스 배포판 '페도라(Fedora)'가 이를 부분적으로 지원하긴 했다. 당시 페도라는 칼세다의 ARM 시스템서버온칩(SoC)을 탑재한 고밀도 ARM서버 '비리디스' 24대짜리 클러스터 4개를 구성한 환경을 효율적으로 구동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레드햇이 이번에 ARM파트너 EAP 활동에 가세함에 따라 향후 RHEL가 데이터센터 64비트 ARM서버용 플랫폼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그간 레드햇이 미뤄 온 기업용 리눅스 시장의 ARM서버 트렌드가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을 받아들인 모양새다.
현재 EAP에는 레드햇뿐아니라 리나로, 델, HP, 카비움, 어플라이드마이크로, 아메리칸메가트렌드, AMD 등이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레드햇의 이런 움직임은 '서버기반시스템아키텍처(SBSA)' 구축 과정의 후속 작업으로 볼 수 있다. SBSA는 ARM이 지난 2월 공개한 ARMv8 프로세서 아키텍처 기반 서버 플랫폼 표준규격을 가리킨다. 다양한 64비트 ARM 플랫폼을 지원하고 SW개발을 가속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EAP에 참가 중인 어플라이드마이크로는 앞서 캐노니컬과 협력한 ARM서버 결과물을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X진(X-Gene) 기반 서버 랙에 커널기반가상머신(KVM)으로 가상화한 환경을 구동할 수 있는 오픈스택 '아이스하우스'를 탑재한 리눅스 배포판 우분투14.04 장기지원(LTS) 버전을 내놨다. 우분투리눅스로 이미 64비트 ARM서버 플랫폼 시장에서 치고 나간 캐노니컬과 후발 업체인 레드햇의 경쟁 구도가 점쳐진다.
미국 지디넷의 스티븐 J. 보건 니콜스는 레드햇은 ARM 파트너 EAP의 가입자들과 64비트 ARM 표준과 실체를 더 일관되고 실효성있게 구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레드햇의 파트너들은 그들의 하드웨어 역량과 레드햇의 오픈소스 전문성을 결합함으로써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환경에서 ARM 도입을 선도할 것이라 여긴다고 묘사했다.
달리 보면 레드햇 입장에선 델이나 HP처럼 실물 ARM서버를 만들어 줄 하드웨어 제조사와의 협력이 한층 중요해진다.
로버트 호무스 델 엔터프라이즈플랫폼 아키텍처 및 기술 담당 전무는 ARM 생태계 실현은 고객들에게 가격 및 전력당 성능 이점을 제공한다며 레드햇 ARM 파트너 EAP에 참가해 커뮤니티 내 협력을 장려하고 워크로드 최적 ARM솔루션 개발에 우리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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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산텔러 HP 문샷 마이크로서버 데이터센터 솔루션 담당 부사장 겸 제너럴매니저는 HP와 레드햇은 오랫동안 오픈소스와 개방형 표준 솔루션 공급에 협력해 왔다며 SW개발 및 실무 워크로드 배포에 이상적인 HP 문샷 64비트 ARM시스템이 레드햇 ARM파트너 EAP에서 제 역할을 해 ARM생태계를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레드햇과 델은 상반기 오픈스택 클라우드 기반 파트너십 체결로 어느정도 우호적인 관계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레드햇과 HP의 관계는 미묘할 수 있다. HP가 이미 3년 전부터 ARM기반 서버 플랫폼과 제품 '문샷' 개발에 나서며 레드햇의 페도라가 아닌 캐노니컬의 우분투를 채택해 왔기 때문이다. 향후 레드햇 기반 문샷 제품이 출시된다 하더라도 이미 다년간 오픈스택 클라우드 구축, 운영을 위해 우분투 리눅스 활용 경험을 쌓아 온 HP가 레드햇의 리눅스 배포판을 적극 밀어줄 것인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