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 안방시장 뺏기나…위기의식 ‘팽배’

다음·네이트 경영실적 악화 지속돼

일반입력 :2014/07/30 16:27    수정: 2014/07/31 18:33

다음커뮤니케이션과 SK커뮤니케이션즈 등 국내 포털 사업자들이 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는 해외 서비스의 성장세에 밀려난 국내 서비스들의 부진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달 코리안클릭 애플리케이션 이용 현황에 따르면, 구글 검색은 월간 순 이용자가 1천800만명이었던 것에 비해, 다음은 700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음과 네이트의 실적 부진이 해외 서비스에 잠식당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시장의 위기를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페이스북은 2012년 초 월 순방문자가 350만명에 그쳤으나 2년 만에 월 실사용자(MAU)가 1천300만명, 하루 730만명을 기록하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에 비해 국내 서비스들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순방문자는 1년 만에 각각 20% 넘게 감소했다. 특히 싸이월드는 1년 새 절반 가까이 순방문자수가 하락하면서 페이스북, 유튜브 등과의 경쟁에서 완전히 뒤쳐졌다.■ 모바일 더 심각…카카오도 해외 서비스 앞에 흔들

모바일 시장에서 해외 서비스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다. 국내 2위 사업자인 다음도 모바일에서는 구글 검색에 이용자를 뺏긴지 오래다.이용자 체류시간에서도 해외 서비스가 크게 앞서가고 있다. 2012년부터 페이스북의 체류시간은 이미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앞질렀으며, 지난달부터는 다음의 체류시간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2년 새 페이스북의 총 체류시간은 7배 증가했지만 싸이월드는 급감했다.

해외 서비스의 강세 앞에 국내 모바일 서비스 절대강자인 카카오도 흔들리고 있다. 카카오톡의 총 체류시간은 1년 동안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반해 해외 서비스들은 국내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의 디스플레이 광고 상품인 '구글 디스플레이네트워크(GDN)'의 매출을 전년 대비 약 400억 원 증가한 1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페이스북코리아의 매출 역시 1천억원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업계는 네이트, 싸이월드 뿐 아니라 국내 2위 포털 사업자 다음과 모바일 강자 카카오까지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다음‧네이트 실적 부진, 네이버만 체면치레

이 같은 애플리케이션 이용현황 결과는 경영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다음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당기 순이익은 22% 감소했다. 매출 부분에서도 미미한 성장률을 보이며 전반적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모양새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SK컴즈의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을 타개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미 해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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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31일 실적 발표 예정인 네이버만이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이 예상되고 있어, 국내 인터넷기업 중 겨우 체면치레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매 분기 실적발표 때마다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국내 사업자들의 위기가 느껴진다”며 “글로벌 전략으로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에 내수 시장에서도 자리를 보전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