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맘 필수앱 설치하니 보험 전화가?

제3자 제공 동의 철회 규정 알아야

일반입력 :2014/07/24 17:59

손경호 기자

#마포구에 사는 이모씨는 예비맘이다. 그녀는 산부인과에서 태아 초음파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회원가입하고 얼마되지 않아 전화가 한 통 왔다. 태아용 보험상품에 가입을 권유하는 마케팅 전화였다.

#출산을 앞두고 있는 정모씨 역시 같은 전화를 받아 얘기를 채 듣지도 않고 끊어버렸다. 그녀는 출산예정일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며 내 의료정보가 마케팅용으로 활용된다는 사실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서비스 이용자가 제3자 제공에 동의하면 기업들이 마케팅이나 홍보 수단으로 해당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용자들이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를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A업체는 개인정보 수집목적 및 이용목적에서 이메일 주소, 주소, 연락처 등 항목은 계약이행을 위한 연락 및 안내, 영수증 및 청구서 송부, 배송 진행상황의 통보, 고지사항 전달, 본인 의사 확인, 불만 처리 외에 당사 또는 타사의 상품/서비스에 대한 텔레마케팅 등의 마케팅, 홍보, 광고, 판매, 고객에 대한 사은행사 및 판촉행사, 고객혜택 제공, 이벤트 정보 안내를 위해 수집 및 이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기타매칭정보(멤버쉽카드정보, 바코드번호, 동영상, 스틸컷, 출산예정년월일, 아이생년월일, 아이성별, 환자정보, 아이(태아)정보, 진료서비스정보 등 카드번호 및 개인식별가능정보에 기반하여 매칭된 일체의 자료)는 당사 서비스 및 적법한 제휴서비스에서 열람 및 기타 활용 서비스 제공 또는 개인 맞춤 서비스 제공 및 당사/타사의 상품/서비스에 대한 TM, DM, 이메일 등의 마케팅, 홍보, 광고, 판매, 고객혜택 제공, 이벤트 정보 안내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자신의 출산예정일과 관련된 정보가 마케팅 목적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두 임산부는 정확히 고지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 회사 개인정보 수집, 이용, 제공에 대한 동의철회 항목에서는 회원님은 가입 시 개인정보 수집, 이용 및 제공에 대해 동의하신 내용을 언제든지 철회하실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동의철회를 위해서는 해당 회사 홈페이지나 고객센터에 연락하거나 개인정보관리책임자에게 서면, 이메일로 철회를 요청하면 된다.

회사가 개인정보를 수집해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기는 어렵다. 다만 이용자들 입장에서 제3자 제공동의를 철회하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테크앤로 구태언 변호사는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해당 회사에 요청만 하면 언제든지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며 마케팅을 위해 전화가 온 업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에 철회를 요청하면 된다고 밝혔다. 구 변호사는 이어 만약 제3자 제공 동의를 철회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보호-기업 마케팅 간 문제에 대해 유명한 일화가 있다. 미국 대형유통업체인 타깃은 여고생 집에 임산부 및 유아 용품에 대한 할인쿠폰을 발송했다. 이를 본 여고생의 아버지는 우리 집에는 임산부가 없다며 업체에 항의했다. 알고 보니 부모 조차 몰랐던 임신사실을 타깃이 알고 있었던 것이다. 타깃은 매장에 방문한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분석해 이러한 정보를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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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게는 페이스북에 게재되는 광고가 자신이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분야에 대해 맞춤형으로 제공된다는 사실에 놀라는 사용자들이 있다.

물론 사용자들 입장에서 자신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는 것은 유용하다. 그러나 반대로 자신의 사생활이 공유되는 것이 불편한 사용자들이라면 언제든 제3자 제공동의를 철회하는 것이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