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영화화, 과연 흥행의 법칙일까?

일반입력 :2014/07/24 14:30    수정: 2014/07/24 15:01

박소연 기자

게임계를 향한 영화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언차티드' '스페이스 인베이더' 등 유명 게임들의 영화화 소식이 최근 연달아 들려온다.

영화계가 지속적으로 게임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은 게임의 탄탄한 스토리와 더불어 두터운 고정 팬 층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선보인 영화들 중에는 성공작도, 실패작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2011년 영화 '툼 레이더'는 주인공 라라 크로프트 역의 안젤리나 졸리를 단번에 스타로 만들며 2편까지 제작됐다. 호러 서바이벌 게임 '바이오 해저드'를 원작으로 한 '레지던트 이블'도 5편까지 제작되며 게임 원작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성공작들 외에 실패작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2001년 개봉한 판타지 영화 '파이널 판타지'다. 파이널 판타지는 스퀘어에닉스의 대표 RPG '파이널 판타지'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게임의 기본적인 세계관 위에 디지털 배우들을 기용, 게임 팬들은 물론 영화관들의 관심을 받았었다.

영화 파이널 판타지는 게임 시리즈를 탄생시킨 제작자 히로노부 사카구치가 감독을 맡으며 기대치가 높아졌다. 첫 개봉 당시 미국에서는 2천4백여 개의 영화관에서 화려하게 선보여졌다.

하지만 4년의 제작기간과 1억6천7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무색하게 수익률 -49%를 기록하며 참패했다. 이어 제작사인 스퀘어를 파산지경에 빠뜨렸으며 이후 스퀘어는 소니로부터 1천5백억 원을 긴급 지원 받으며 위기를 탈출했지만 후유증은 지속됐다.

1990년대 오락실을 장악했던 추억의 격투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를 원작으로 한 영화 역시 원작의 인기를 따라잡는 데 실패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 춘리의 전설'은 스트리트 파이터의 유일한 여성 캐릭터이자 인기 캐릭터인 춘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게임 팬들은 춘리의 화려한 액션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을 거라며 기대했지만 영화는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게임에서 치파오를 입은 중국여성으로 표현되는 춘리를 네덜란드계와 중국계의 혼혈로 그리며 이질감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우연에 기댄 단순한 스토리와 밋밋한 액션도 원성을 샀다. 결국 영화는 무너지는 전설이라는 비웃음만 사며 조용히 막을 내렸다.

게임은 영화로 전환 되기 쉬운 좋은 소재지만 인기있는 게임이라고 무작정 영화화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게임과 영화의 재미는 다르기 때문에 게임의 본질을 찾아 영화에 맞게 재구성하려는 노력이 따라줘야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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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게임 원작 영화 중 성공작으로 꼽히는 '사일런트 힐'의 크리스토퍼 강스 감독은 “영화는 영화고 게임은 게임이다”라고 말했다. 영화와 게임 각각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게임을 스크린에 옮기는 데에만 집중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원작 영화가 실패하는 건 가장 먼저 게임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탄탄한 스토리와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을 성공적으로 영화화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들의 장단점을 잘 이해해야 된다. 때문에 앞으로 나올 게임 원작 영화들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