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압력밥솥으로 유명한 쿠쿠전자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성장 기로에서 결단을 내렸지만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23일 쿠쿠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다음달 코스닥을 통한 기업공개(IPO)을 앞두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주식 청약을 실시하고 다음달 중으로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 2012년 3천67억원에서 이듬해 5천88억원, 올 1분기에는 1천4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336억원, 이듬해 692억원, 올 1분기 251억원으로 상승하고 있다.
쿠쿠전자는 포화된 국내 전기압력밥솥 시장을 넘어 해외진출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에도 최근 전용매장을 개설하는 등 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도 해외진출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해외시장 진출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다.당초 쿠쿠전자는 국내 면세점에서 중국 여행객들이 구매하는 매출액이 2012년 63억원 수준에서 이듬해 138억원으로 크게 뛰어오른 점에 주목해 중국 시장 공략 확대를 목표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문제는 또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현지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동양증권은 최근 쿠쿠전자에 대한 탐방보고서를 통해 쿠쿠전자가 현지 주력제품으로 출시할 1천위안(16만5천원) 이상 고가품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600위안(9만9천원) 이상 고가형 제품 시장은 이미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대로 저가형 제품은 현지 제조사가 장악하고 있어 쿠쿠전자가 새로운 틈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음식재료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밥솥이 아닌 쌀 자체가 밥맛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성향도 있다고 동양증권은 덧붙였다.
쿠쿠전자가 국내 시장에서 처한 환경도 그리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다. 전기압력밥솥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고, 쿠쿠전자가 새로 진출한 정수기 등 소형 생활가전사업도 이미 기존 렌탈시장 강자인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4%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밖에 밥솥 제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76.7%로 높아 의존도가 심하고 직영판매 비율이 3% 수준에 불과한 점도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쿠전자의 상장 목적은 해외진출을 위한 현금 마련에 있는 것 같다”며 “국내에서 한계에 부딪혀 나가는 움직임인데 무조건 나간다고 뾰족한 수가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쿠전자는 범 LG가 기업이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과 10촌 지간인 구자신 회장이 1978년 당시 금성사의 밥솥 사업부문을 인수해 독립하면서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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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98년 자체 브랜드인 쿠쿠를 부착한 제품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시장포화 등 외부 요인에 의해 해외진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전기압력밥솥 시장에서는 7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