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국 모든 초·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졌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 합의나 교육을 위한 기초적인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혼란도 예상된다.
23일 정부는 모든 산업 및 국가 전반에 SW를 확산하기 위한 'SW중심사회’ 실현전략 발표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SW교육 활성화 방안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희망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SW과목을 내년부터 가르칠 수 있게 됐다. 초등학교는 기존 정보관련 수업을 가르쳤던 실과시간에 SW수업을 가르치게 된다. 정보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는 중학교에서는 별도로 SW과목이 신설되지는 않고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SW과목을 배울 수 있게 된다.
SW교육은 내년부터 초·중등 학교에 한해 실시한다. 현재로선 SW교육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사항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정황상 의무화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교육부에서 SW교육에 수업시수를 몇 시간 이상 확보하라는 식의 지침이 내려오면 대부분 학교가 SW과목을 가르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2018년부터는 초·중학교에서 SW교육을 필수로 이수할 수 있게 하고 고등학교에서는 심화선택인 정보교과를 일반선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번 조치는 SW교육 도입이 너무 늦어 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가 마련 중인 2015년 문이과통합교육과정 개정안에 SW과목이 편성된다 해도 개정안이 적용되는 2018년까지 3년간은 SW교육을 실시할 수 없다는 의견들을 반영했다는 얘기다. 2018년은 지금 초등6학년 학생이 고등학생이 되는 시점이다.
교육부와 미래부는 그동안 2018년부터 적용될 교육과정 개정안에 SW교육을 넣는 문제를 놓고 논의를 진행해왔다. 내년에 있을 SW교육은 최근까지는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 혼란이 예상되는 이유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SW교과 교재를 교육부에서 보급할 예정이지만 아직 어떤 내용을 담을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한 디테일이 없는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교사 수급문제도 준비돼 있지 않다. 지금으로선 기존에 과학, 정보, 기술교과 교사들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중에서 SW교육을 실시하더라도 심화적인 내용을 배우는 게 아니라 창의적 소양을 기르는 수준이 될 것이며 따라서 기존 교사들이 충분히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교육부와 미래는 SW교육을 정규독립과목으로 만드는 문제를 놓고 논의를 진행해왔다. 미래부는 SW독립과목화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입장이고, 교육부는 사회적 합의와 학교현장에서의 타 교과와의 시수 조정 문제를 고려해서 정해야 한다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왔다.
내년부터 SW교육이 강화된다고 해서 SW과목이 독립적으로 생길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SW독립교과 문제는 미래부의 압박과 교육부의 의지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초등학교에는 이미 실과 수업이 있기 때문에 상관 없지만 중학교부터는 SW과목이 필수교과가 되면 다른 교과에 시수가 줄어 들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컴퓨터정보관련 이외의 학계와 교사 단체가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고등학교에서 일반선택과목이 된다 해도 실제 SW과목을 얼마나 많은 학교에서 선택할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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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SW과목을 수능에 반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국영수사과'도 가능하면 쉽게 출제해 학습 부담을 줄여주자는 것이 문이과통합교육과정 개정의 큰 틀인데 SW과목까지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고등학교에서 수능에 나오지 않는 과목을 선택하고 배울 가능성이 적어 일반선택과목이 된다 해도 의미 없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