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만든 이색 SNS "꿈 공유해요"

목표 달성 과정 공유 SNS 디어캔들 개발진 인터뷰

일반입력 :2014/07/18 14:52    수정: 2014/07/18 17:35

이재운 기자

“스트레스 조차도 즐겁습니다, 꿈을 이루는 것이라면”

촛불 하나. 노래 제목이기도 한 촛불 하나는 꿈과 소망을 나타내는 소박한 의미를 갖는다. ‘디어캔들’ 서비스를 개발한 삼성전자 개발진은 “꿈을 하다”라는 새로운 동사형 표현을 사용하며 눈빛을 반짝였다.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디어캔들은 ‘꿈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모토를 통해 다양한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을 응원하고 필요한 경우 기부도 할 수 있도록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으로 최근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페이스북이나 삼성 계정을 통해 접속할 수 있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전용 앱을 내려 받을 수 있다.

16일 만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개발진은 팀의 리더이자 기획을 맡은 김지연 차장과 서비스기획을 맡은 이명진 과장, 개발을 맡은 김용욱 책임과 문동욱 선임, UX 디자인을 맡은 박준일 선임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C랩(C-Lab)이라는 창의적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짝이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구성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사내 공모를 통해 최종 선발된 팀은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C랩 소속으로서 독창적인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들은 공모 참여를 위해 기존 업무를 마감한 뒤 늦은 밤에 만나 회의를 거듭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생각에 부풀었다.

논의 끝에 초점을 맞춘 것은 ‘작고 소박한 마음 속 꿈’이었다. 당시 업무와 반복된 일상으로 지쳐있던 팀원들은 ‘힐링’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꿈꿨다. 프로젝트 이름도 그래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에서 '촛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러다 당시 화두로 떠오른 크라우드 소싱에 주목했다.

“많은 이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응원이나 기부를 하는 것만으로도 서랍장 속에 넣어뒀던 꿈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김지연 차장)라는 아이디어가 시초였다는 설명이다.

디어캔들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 박준일 선임은 하늘색 계열의 색상을 주요 색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 “하늘이나 바다 같은 넓은 세상에서 꿈이 이뤄지는 것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에게 g희망을 주고 힘을 불어 넣어줄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의미다.

특징적인 점은 ‘엮인 글’ 기능이다. 꿈에 대해 올린 첫 글을 시작글로 하고 이후 진행 과정을 엮인 글로 이어서 올리는 기능이다. 원작자가 수락하는 경우 다른 이도 여기에 동참해 엮인 글을 같이 올리며 서로의 의지를 북돋아 줄 수도 있다.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

한편 가짜 사연 등장을 막기 위해 서비스 초기에는 제휴를 맺은 사회복지기관을 대상으로만 모금을 허용하고, 성인 콘텐츠 등 유해 콘텐츠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우선은 국내 서비스만 제공하며 향후 다른 지역에서도 원활한 사용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디어캔들 서비스는 당초 삼성전자가 새롭게 SNS 사업을 시작하는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개발진은 이에 대해 “사업적인 측면에서 수치적 목표로 접근하기 보다는 사용자들에게 행복을 주는 새로운 프로젝트로서 시작됐다”며 숫자에 매이기 보다 사회공헌 차원의 새로운 접근이라는 점에 주목해달라고 강조했다.

개발진은 이 서비스를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김용욱 책임은 “주요 타겟은 여러 생각은 많지만 실행 노하우가 부족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사용자들 위주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베타서비스 기간 동안 40대 이상 사용자도 활발히 참여하는 등 다양한 연령대가 작은 꿈이라도 이루기 위한 공유를 시작했다는 것이 개발진의 전언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등장시킨 씨랩 제도는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대기업 조직 문화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까?

관련기사

문동욱 선임은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조차도 긍정적으로 다가왔다”며 “초반에 일 잘 안 풀려도 내가 재밌어서 하는 일이니 오히려 자기계발처럼 되고, 큰 조직의 특성상 새로운 기술 도입이 어렵다는 점을 씨랩이라는 작은 조직에서 빠르게 적용해 볼 수 있는 점도 개발자로서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지연 차장은 “기존 사업부서에서였다만 KPI 등 구체적인 목표 설정과 이를 달성하는 것이 필수적이었겠지만 이 사업은 C랩에서 하는 것인만큼 보다 자유로운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