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썬 인수후 핵심 개발 역량을 집중해 5번째로 내놓는 '솔라리스' 새 버전을 이달 말부터 출하하는 엔지니어드시스템에 탑재한다. 자체 프로세서 '스팍'이 성장하는 가운데 클라우드 시대에 경쟁사 리눅스에 비해 존재감이 덜한 솔라리스 운영체제(OS)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존 파울러 오라클 시스템사업부 총괄 수석부사장은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썬이 오라클에 합류한 이후 주요 솔라리스 버전 릴리즈가 5번째 이뤄졌다며 최신 버전인 솔라리스11.2는 클라우드에 초점을 맞춰 흥미로운 기능들이 대거 탑재됐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솔라리스11.2는 클라우드 내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를 위한 통합 수명주기 관리 기능을 품었다. 가상화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더 간소화하고 강화할 수 있는 '커널 존'도 탑재했다. 또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 기술을 운영체제(OS)와 가상화에 바로 통합해서 구축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달말 출하되는 엔지니어드시스템에 투입될 솔라리스11.2 버전은 지난 4월말 출시됐다. 통합 가상화, SDN, 완벽한 오픈스택 배포, 시큐어부트 기반의 빠른 패치와 아카이빙, 가상머신 규정준수, 오라클 스팍과 x86을 위한 통합 하이퍼바이저, 하위호환성 기능을 제공하는 점 등이 특징으로 소개됐다.
솔라리스가 엔지니어드시스템의 중추를 맡고 있지만, 3개월전 새 버전 출시 당시 확인된 지난해 솔라리스 매출은 전년대비 감소했다. 전체 산업계서 OS로서의 존재감을 잃었음을 방증한다. 이런 분위기는 오라클이 4년전 '오픈솔라리스' 프로젝트를 중단시킨 이후 클라우드 시대 핵심 OS로 급부상한 리눅스와 대비를 이룬다.
파울러 수석부사장은 이에 대해 오픈솔라리스와 솔라리스 전반에 걸친 썬의 지향점은 오라클이 추구하는 방향과 좀 달랐다며 썬이 오라클에 합류한 뒤 취해진 접근방식은 더 많은 엔지니어링 리소스를 솔라리스에 투입해 혁신적인 플랫폼의 지위를 다지고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오라클은 엔지니어드시스템의 핵심 OS로 통합 제공할 상용 솔라리스 기술 개발 및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성이 불투명했던 오픈솔라리스 프로젝트를 포기했다는 얘기다. 당시 오픈솔라리스 역할은 또다른 엔지니어드시스템용 OS인 언브레이커블리눅스 배포판과의 충돌이 불가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울러 수석부사장은 오라클이 솔라리스 핵심 개발에 집중하느라 회사차원에서 더이상 기여하지 않고 있지만, 오픈솔라리스는 이제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주도권을 갖고 소스코드 기여활동도 이뤄지는 상황인 만큼 현재 (프로젝트가 죽었다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살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픈솔라리스를 제외하면 오라클이 지원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여럿 있다고 언급했고, 회사 차원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면 자체 개발했든 경쟁사 제품이든 가리지 않고 돌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오라클 전략의 전반적인성격을 폐쇄성이나 종속성같은 용어에서 찾곤 한다. 이런 분위기에 오라클 대표 제품인 엔지니어드시스템에만 최적화된 오라클 솔라리스가 시장에서 리눅스보다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클라우드OS라는 인식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오라클은 시스템사업부의 지난 회계연도 사업 성과와 오라클 전략도 제시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합친 엔지니어드시스템 사업이 전년대비 2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스팍 시리즈와 엑사데이터 스토리지서버를 결합한 '오라클 스팍 슈퍼클러스터'도 3배 성장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은 올해도 엔지니어드시스템 포트폴리오 확장과 업그레이드에 주력할 뜻을 분명히 했다. '오라클 DB백업 로깅 리커버리 어플라이언스'와 '오라클 버추얼컴퓨트어플라이언스(VCA)' 신모델이 출시되고 오라클 '빅데이터어플라이언스(BDA)'와 오라클 '엑사리틱스인메모리머신'이 개선될 예정이다.
파울러 수석부사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서버 성능, 초저 레이턴시 네트워크 패브릭 및 최고 성능의 스토리지를 통해 DB,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낮은 총소유비용, 빠른 시장출시 및 엔터프라이즈 레벨의 안정성 및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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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DB,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기존 엔지니어드시스템에 인메모리 개념을 더 최적화해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높이고 배치 운영을 실시간 처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스팍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구동을 최적화하기 위해 사용 빈도나 중요성이 높은 소프트웨어를 내장하는 '소프트웨어 인 실리콘'을 구현할 방침이다.
천부영 한국오라클 시스템사업부 총괄 부사장은 오라클-온-오라클(Oracle-on-Oracle)과 엔지니어드 시스템 전략에 집중해 서버 및 스토리지 시장에서 크게 성장했다며 하드웨어 사업 투자로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 등 트렌드와 요구에 따라 최상의 솔루션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